|
|
다만 현대그룹은 올 상반기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고,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 취득 계획도 밝힌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지배하고 있는 현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7%를 넘기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0.5% 가량 상승한 4만5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지난 24일 KCGI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보낸 이후 경영권 분쟁 우려가 제기되며 치솟았지만, 3거래일만에 다시 상승분을 반납했다. 보통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대주주 등이 지분을 확보하려 나서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하곤 한다.
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 측의 주주서한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현대그룹은 최근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룹 핵심인 만큼 현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기보다. 현대네트워크(현 현대홀딩스컴퍼니)를 통해 지배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경영권 위협에서도 벗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네트워크는 경영 자문과 컨설팅업을 주 사업부로 갖고있던 회사로, 현 회장과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을 통해 태양광 사업을 하는 현대글로벌을 따로 떼내고 사명을 현대홀딩스컴퍼니로 바꿨다.
현 회장은 보유했던 지분을 모두 현대홀딩스컴퍼니에 넘겨 지배구조는 '현 회장→현대홀딩스컴퍼니→현대엘리베이터'로 바뀌었다. 현 회장은 현재 어머니 김문희 씨가 증여한 지분 5% 가량만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만, 개인 회사를 통한 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터는 300억원대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지배력이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정은 회장 체제 20년…경영권 분쟁의 역사
지배력이 확고한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경영권 분쟁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기업 역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현 회장의 시동생인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현대상선 지분을 매집하면서 현대그룹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다. 이에 현 회장은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파생상품 계약을 하게 됐다. 결국 이 파생상품 계약을 빌미로 주요 주주였던 쉰들러홀딩스가 소송을 제기했고, 다시 한번 경영권이 흔들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지난 2006년과 2014년 사이 체결한 파생상품계약에 따라 최고경영진이 회사에 배상해야 하는 금액은 1700억원 수준이다. 현 회장은 배상금을 빠르게 납부하면서 소송은 일단락됐다.
애초에 쉰들러홀딩스가 등장한 이유도 경영권 분쟁 때문이다. 지난 2003년 8월 고(故)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현 회장은 현대그룹을 이끌기 시작했다. 당시 시숙이었던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이면서 현대그룹 인수를 시도했다. 이에 현 회장은 쉰들러홀딩스를 백기사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현대그룹의 재건은 현정은 회장의 숙원이다. 지난 20년간 현 회장은 시숙부, 시동생에 이어 외국계 기업과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재를 투입하고 현대증권, 현대상선까지 모두 매각한 이후 현대엘리베이터를 지켜냈다. 현재는 현대무벡스 및 현대글로벌을 통해 신사업도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엘리베이터 사업 점유율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강점은 확실하다. 지난 2019년부터 노후 승강기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호전됐다. 또한 건설 수요가 확보된 중동, 유럽 지역에서도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확대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현 회장은 지난해 충주로 주요 생산 거점을 옮기면서, 다시 한번 그룹 부활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 바 있기도 하다. 현 회장은 최근 충주 스마트캠퍼스에 방문해 "현대엘리베이터는 '사람'을 모든 가치의 중심에 두고자 한다"며 "우리 제품을 만드는 직원, 우리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 우리 회사의 미래에 투자하는 주주와 함께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