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北 김정은 딸 주애와 민방위 열병식 참석...중·러 대표단 접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09010005096

글자크기

닫기

박영훈 기자

승인 : 2023. 09. 09. 10:14

‘모터찌클 부대’ 등 민간무력 동원
북한, 9·9절 75주년 중앙보고대회 개최<YONHAP NO-1309>
북한은 지난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권수립(9·9절) 75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가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북한 정권수립(9·9절) 75주년을 계기로 '민방위 무력 열병식'에 참석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자리에서 별다른 연설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에는 또 정규군이 아닌 남측 예비군 격인 단위별 노농적위군 부대들이 참가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는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9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국 창건 75돌 경축 민방위 무력 열병식이 8일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고 했다. 열병식에는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당·정부 대표단과 알렉산드로브 명칭 러시아 군대 아카데미 협주단 단원들, 북한 주재 중국·러시아 외교 대표들이 초대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에서 9·9절에 별도의 대표단 없이 군 협주단만 파견한 건 최근 북러 간 밀착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5년 전 9·9절 70주년 때는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방북했었다. 북러가 정상외교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오는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러시아 대표단과 맞물려 중국 역시 5년 전 70주년 행사 때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공산당 서열 3위)이 방문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다소 격이 낮아졌다. 북러의 움직임에 중국은 눈에띄게 낮은 보폭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과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통인 류 부총리를 보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시말해, 북한은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와는 군사협력을, 중국과는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안러경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류궈중의 배경으로 볼 때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모색하는 데 비해 중국과는 경제협력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한으로선 경제 분야에는 영향력이 거의 없는 리잔수보다는 류 부총리의 방북이 중국과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 협조를 요청하기에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이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정규군이 아닌 남측 예비군 격인 단위별 노농적위군 부대들이 참가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도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 선두에는 '수도당원사단종대'가 섰고, 각 지역과 김일성종합대, 황해제철연합기업소, 국가과학원의 노농적위군 종대 등이 뒤를 이었다.

통신은 특히 기계화 종대와 관련해 '신속한 기동력을 갖춘 모터사이클 종대', '트랙터들이 견인하는 반탱크미사일종대', '일터의 상공 마다에 철벽의 진을 친 고사포종대', '전투능력을 과시하는 위장방사포병종대'라고 소개했다.

김덕훈 총리는 대회 보고를 통해 "정부는 우리 당의 주체적인 국가건설 사상과 노선을 철저히 구현해 인민주권을 더욱 튼튼히 다지고 전반적 국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며 어떠한 위기하에서도 인민의 운명과 생활을 끝까지 책임지고 인민의 권익을 실현하는 자기의 신성한 본분에 무한히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과거엔 대부분 오전에 열병식을 개최했지만,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부터는 이번까지 7번 연속 저녁이나 심야에 열병식을 진행했다. 낙후한 북한의 실상이 노출될 위험을 최소화하고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열병식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박영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