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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위스키’ 만들려면, 발목 잡는 ‘주세법’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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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승인 : 2023. 09. 27. 06:00

아시아투데이_임상혁_증명사진
아시아투데이 임상혁 기자
최근 하이볼의 인기가 뜨겁다. 가까운 편의점만 가도 갖가지 하이볼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좋은 위스키를 사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들의 식탁에 국내산 위스키는 없다.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대부분 낮지 않은 가격이라 같은 값이면 해외 유명 위스키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자국에서도 찬밥 신세인 국내산 위스키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실제 지난해 주류 수출·수입 현황을 살펴보면, 수입액은 약 1조7219억원이었지만 수출액은 3979억원으로 적자 폭만 1조3240억원에 달했다. 2019년부터 살펴보면 수입 규모는 계속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수출은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불균형은 주세법 체계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주세법은 위스키, 소주 같은 증류주에 가격이 높을수록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선 질 좋은 위스키를 만들기 쉽지 않다. 양질의 원재료를 사용하는 등 공을 들이면 들일수록 판매가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생산되는 모 위스키의 경우 제조원가는 5만4235원이지만 세금만 6만1265원이 붙어 11만5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종량세는 술의 도수와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한국 등 5개국을 빼고 나머지는 종량세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국 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 1989년 종량세로 전환했다. 이후 다양한 종류의 술들이 나왔고 일본의 위스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근래 K-푸드, K-스낵 등 한국의 먹거리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K-술'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주로 수출되는 주류를 보면 소주와 같이 친근하면서 가벼운 술이다. 소주의 수출도 물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의 술을 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해선 위스키와 같은 프리미엄 주종의 수출도 필요하다. 최근 국세청이 'K-술'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화에 앞장섰다고 한다.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선 고급 주류 출시에 제동을 거는 주세법부터 손 봐야 한다.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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