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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미국 내 북핵 군축론, 북 핵보유국·적화전략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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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3. 11. 16. 00:18

방미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미국 내 북핵 비확산·군축론, 북한 주장 용인"
"북 핵무장, 남한 적화 전략"
"주한미군 철수 후 유사시 미군의 참전 보장 못해"
"김정일·김정은의 주한미군 용인, 전술 가능성"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오른쪽)이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한 음식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 원장 왼쪽은 이상신 통일연구원 자유민주주의 중점연구단장·정성윤 통일정책연구실장./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은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의 비핵화보다 핵 비확산·군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북한이 침략해도 미군이 자동 개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주한미군 용인 발언이 진심이 아니라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한 음식점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헤리티지재단·윌슨센터·브루킹스연구소 등 미국 싱크탱크 한반도 전문가들과 연쇄 간담회를 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미국 내 북핵 비확산·군축론, 북한 핵 군축론 용인...비핵화, 결국 한국 문제"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 원장은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장기 과제로 두고 핵 비확산·군축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군축론을 용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핵탄두 수를 줄이고 대신 주한미군의 대대적 감축 또는 철수 등 한미동맹 성격을 변화시키려는 전술에 말려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이 절박한 문제가 결국은 한국이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아인혼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진행된 '2023 한반도국제포럼'에서 토론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미국 내 대표적인 비확산·군축론자는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이다. 아인혼 전 보좌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진행된 '2023 한반도국제포럼'에서 한·미·일의 대북 억제력 강화가 북한 지도부의 오판을 초래해 핵무기 수준의 교전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한·미가 당분간 장기 목표인 비핵화를 제쳐두고, 우발적 무력 충돌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신뢰 구축·투명성·소통 조치 등 위험 완화(risk reduction)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정은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이 2018년 5월 9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김천식 "북 핵무장, 미국 양보 속 남한 적화 전략...주한미군 철수시 유사시 미군의 자동 참전 보장 못해"

김 원장은 북의 핵무장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고 남한을 적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2021년 1월 8차 당 대회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다탄두 개별유도기술(MIRV) △핵잠수함(SSBN) 및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핵무기 소형화 및 전술 무기화 △군사정찰위성 및 무인정찰기 등 '전략무기 5대 과업'을 2025년까지 완성한다고 했는데 이 계획이 미국의 양보 및 한반도 유사시 불개입 속에서 한국을 핵전력으로 굴복시키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한·미 관계에서 주한미군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자동 참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1969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괌 독트린', 1977~1981년 집권한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공약 추진, 냉전 종식 시기인 1989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국방지출법의 넌-워너 수정조항,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 등 여러 차례 주한미군 철수라는 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위한 압박 카드로만이 아니라 실제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감축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 조야에서 나온다.

미북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첫 미·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김정일·김정은의 주한미군 용인 발언, 진심 아닌 전술 가능성"

김 원장은 202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약 4시간에 걸친 마라톤 정상회담에 배석했을 때 김정일이 중국·일본·러시아 등 외세를 견제하기 위해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해야 한다고 했고, 김정은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중국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두 부자의 언급이 진심이 아니라 전술적인 언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2021년 8월 10일 담화에서 "조선반도에 평화가 깃들이자면 미국이 남조선에 전개한 침략 무력과 전쟁 장비를 철거해야 한다"며 "미군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한 조선반도 정세를 주기적으로 악화시키는 화근은 절대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자유민주주의 통일 미래상 보여주기 위해 통일연구원 내 '중점연구단' 신설"

김 원장은 이번 방미 일정에 동행한 이상신 자유민주주의 중점연구단장을 소개하면서 헌법에 명시된 통일 관련 조항에는 △ 통일의 당위성 △ 자유민주주의 통일 △ 평화적 통일이라는 세가지 원칙이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는 통일의 미래상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원장으로 취임한 후 통일연구원 내에 '자유민주주의 중점연구단'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미국 싱크탱크와의 간담회에서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워싱턴 선언' 이후 미국의 핵우산 정책의 성실한 이행 의지에 대한 한국 여론의 신뢰는 상승했지만 그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아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통일연구원이 전했다.

아울러 이기태 국제전략연구실장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한·일 관계의 미래', 정성윤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중·러·북 3국 연대 평가와 그 영향', 정은이 인권연구실 연구위원은 '북한의 식량 사정과 북·중 경제협력 전망', 김민성 통일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및 대북 정책'을 미국 싱크탱크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각각 설명했다고 통일연구원은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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