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등 빅5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본관 1층. 이 곳 로비는 여느 때처럼 진료 등 받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볐다. 외래채혈실 앞에도 차례를 기다리는 이들로 가득했다. 접수대와 채혈대 앞에선 순번을 알리는 벨소리가 쉴새없이 울렸다.
흰색 가운을 입고 얼굴에 마스크를 쓴 젊은 의사들은 서로 귓속말을 하거나 서류를 들고 어디론가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검사예약·초진창구 앞 대기공간에 모여든 이들은 벽면에 붙어 있는 TV 화면에서 나오는 '의사 집단행동' 관련 뉴스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업무를 중단하겠다는 소식이 지난 주말새 알려진 직후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허리협착 증세로 다음달 4일 수술을 앞둔 노모와 함께 이날 병원을 방문한 딸 김모씨(40대)는 "병원에서 아직 통보를 받지는 않았지만 수술이 연기될까봐 걱정된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잡혀있던 진료 일정이 연기된 사례도 있었다. 진료 차질을 우려하며 예약된 진료 일정에 대해 문의를 하는 전화도 하루종일 이어졌다.
채혈실 앞에서 만난 이모씨는 1년 전 심장수술을 받은 90대 노모와 함께 3개월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이씨는 "며칠전 병원에서 (진료 예약이) 취소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오늘은 (노모의) 채혈만하고 간다. 오는 23일로 다시 진료 예약이 잡혔는데 그때 가봐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오십견 증세를 겪는 60대 모친을 모시고 오는 29일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를 찾아야 하는 직장인 이모씨(39)는 "어머니가 걱정을 하셔서 병원에 정상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머니는) 비교적 간단한 내시경 시술을 받으시는 것이지만 내 가족이 진료를 보는데 최상위 컨디션의 의료서비스를 받고 싶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빅5 외의 다른 대형병원에서도 전공의들의 잇단 사직서 제출이 현실화되자, 의료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70대 부친이 낙상사고로 골반이 골절돼 고대안암병원에서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는 아들 심모씨(40)는 퇴원 후 경과를 보기 위해 이달 28일 잡혀있는 외래진료 일정이 미뤄질까 노심초사다.
심씨는 "(부친이) 회복이 잘 되시는지 체크를 해야 한다"며 "의사들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지만 최소한 환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턴과 레지던트인 전공의는 응급 당직과 수술 보조 등을 담당하는 핵심 인력이다. 이들이 한꺼번에 현장을 떠나면 의료 공백으로 인한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16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병원 23곳의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집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