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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부동산정책 ‘심판’보다는 ‘결단’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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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4. 06. 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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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김다빈 기자
"여소야대 국회에서 법 개정은 어려워 보인다. 논의는 하겠지만 들어줄지 모르겠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임대차 2법 폐지와 관련해 꺼낸 말이다. 임대차 2법은 2020년 국회를 통과한 법안으로 2년이던 임대차 기간을 '2+2년'으로 연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 재계약 시 임대료 상승 폭을 직전 임대료의 5%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를 말한다.

국토부는 임대차 2법이 전세시장 불안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제도 시행 후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지 않아 지금의 전세대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달 24일 임대차 2법을 대폭 수정하는 내용의 전세 안정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발표 3일 전 관계기관 협의를 이유로 취소한 후 아직 일정을 전하지 않고 있다.

이를 보면 정부가 야당과 시장 사이 지나친 '눈치 게임'을 하고 있단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전세 대책을 비롯해 최근 정부가 예고한 부동산 정책이 연기·취소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 차례 연기된 후 지난달 27일 국토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방안'은 다음 날인 28일 국회를 통과한 야당의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히 이뤄졌다. '주택·토지 규제 합리화 방안'도 지난달 24일 발표 예정이었지만, 이를 3일 앞두고 잠정 연기됐다.
이렇다 보니 '공시가격 현실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추진 중인 각종 정책들이 끝까지 이어질지 의구심마저 든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까지 여소야대 형국이 이어지며 주요 과제들이 야당 협조 없이 실행하기 더욱 어려워져서다. 시간이 주어진다 해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될지도 미지수다.

결국 지금의 상황대로면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전 정부를 심판하는 성격의 정책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민생 안정을 위해 결단력을 갖춰 조속히 정책을 마련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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