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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 “사랑 이야기에 슈만 음악 어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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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7. 23. 10:15

안무가 주재만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장면 보여주겠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해외발레 흐름 잘 아는 예술감독 선정할 것"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_단체 (2)
국내 첫 컨템퍼러리 공공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이 다음 달 23~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한여름 밤의 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무용수 리앙 시후아이, 안무가 주재만,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무용수 원진호, 이승용(왼쪽부터). /세종문화회관
"한국에 처음으로 컨템포러리 발레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가 생겨 너무 기뻤습니다."

국내 첫 컨템퍼러리 공공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의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의 안무와 총연출을 맡은 주재만은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뉴욕 컴플렉션즈 컨템퍼러리 발레단 전임 안무가인 주재만은 약 30년 동안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며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여 왔다. 국내에서도 와이즈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과의 작업으로 주목 받았던 그는 "한국의 젊은 무용수들에게 내가 아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가르쳐주고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다음 달 23∼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극을 과감하게 각색한 창작 발레다. 요정 '퍽'의 시선으로 연인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주재만은 "원작에서 퍽이 사랑을 엇갈리게 만드는 장난꾸러기 같은 캐릭터라면 이번 작품에서는 오랜 세월 사랑의 우여곡절을 지나온 현자 같은 존재로 사랑과 상상을 열어주는 메신저"라며 "안무가의 다양한 상상을 연결해주는 문이자 관객들이 자신을 투영해서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도 눈길을 끈다.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가곡과 피아노곡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주재만은 사랑에 열정적이고 번민이 많았던 슈만의 인생사와 음악이 사랑을 주제로 한 이번 작품과 잘 어우러질 것으로 봤다. 더불어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필립 다니엘이 이번 작품을 위해 2곡을 새롭게 작곡해 무대에서 직접 라이브로 선보인다.

주재만은 "슈만은 사랑 때문에 괴로워했고 정신병에 걸린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의 인생에 이해가 갔고 그 음악을 사용하고 싶었다"며 "1000곡이 넘는 슈만 음악을 모두 들으면서 직접 선곡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의 무대는 7m 높이의 대형 세트와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마법 같은 영상, 세계적인 컨템포러리 발레 전문 의상 디자이너 크리스틴 다치가 만드는 150여 벌의 의상 등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할 계획이다.

주재만은 "좋은 영화를 보면 그 영화에 빠져들어 마치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을 받는데 이번 공연도 관객들이 극장에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도록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여러 가지 사랑 이야기를 통해 아름답고 신비스럽고 놀라운 장면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_주재만
안무가 주재만./세종문화회관
이번 무대에서 주인공 퍽 역에는 대만 출신 무용수 리앙 시후아이와 슬로바키아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이승용이 더블 캐스팅됐다. 한국에서 17년째 활동 중인 리앙 시후아이는 컨템퍼러리 발레를 향한 꿈을 안고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에서 프리랜서 무용수로 전향했다. 이후 서울시발레단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프로젝트 무용수로 무대에 서게 됐다.

리앙 시후아이는 "서울시발레단의 일원으로 공연할 수 있는 게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일"이라며 "방황과 고민을 거듭하며 기회를 찾던 와중에 합류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8년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하는 이승용은 "단지 발레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종합예술을 보여줄 기회"라고 전했다.

서울시발레단은 창단 공연 후 공개오디션을 열어 2024∼2026시즌 무용수를 선발하고 레퍼토리 개발과 작품 제작에 들어간다. 현재 서울시발레단은 단장과 예술감독이 없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해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1년 남짓 정도면 (예술감독이)결정될 것 같다"며 "국제적 네트워크에 밝고 해외 발레 흐름을 잘 아는 분을 예술감독으로 모셔 오려 한다"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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