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고] 학교 밖 청소년 정보연계 및 지원 강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0501000166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8. 06. 06:00

최문선 청소년정책관
최문선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
"OO아! 뭐해? 오늘 센터 나와서 같이 밥 먹자!" 특별함 없이 흔하디흔한 이 말이 늘 나를 세상으로 다시 꺼내줬다. 끝도 없이 우울로 기어들어가는 나를 매번 꺼내주고 모든 일에 응원과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만약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오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모른다.

지난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이하 꿈드림센터) 우수사례집에 소개된 OO의 이야기이다. OO이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적에 대한 지나친 압박으로 힘들어하다가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며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SNS를 통해 알게 된 꿈드림센터를 다니게 되면서 목수, 베이킹 등 다양한 진로체험활동과 검정고시 준비를 병행하며 학력을 취득했고 대학입시에도 성공했다.

매년 OO이처럼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이 5만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학령기 청소년 548만 명 중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16만7000명(3.0%)으로 추산된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떠난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2023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심리·정신적 문제(31.4%),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7.1%)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그만둔 이후 3개월 이상 은둔경험이 있는 청소년도 9.9%로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무기력, 우울감 때문이거나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서로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반면에, 학교 밖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며 자유롭게 삶을 꾸려나가려는 청소년도 많아지고 있어 개인별 욕구와 다양한 상황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
여성가족부는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해 2014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학교밖청소년법)이 제정된 뒤 222개(2023년 기준) 꿈드림센터를 설치하고, 교육부·경찰청·지자체·청소년 관련 시설 등과 협력해 학교 밖 청소년을 꿈드림센터로 연계하고 상담을 통해 맞춤형 학습·진로·건강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배움을 지속하기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검정고시, 멘토링 등을 지원하고 사회 진출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겐 자격증 취득이나 직업체험도 지원하고 있다. 꿈드림센터에서의 활동사항을 대입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청소년 생활기록부'를 도입했고 입시설명회, 인터넷 수능방송 수강권 등은 물론 개인별 컨설팅까지 지원하고 있다. 심리·정서적 안정 지원, 건강검진 항목 확대(17→26개), 무상급식 등을 통해 건강관리도 돕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진로·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 전문직업훈련, 일경험(인턴십)·직장체험을 통해 취업으로 연계되는 자립지원서비스를 도입했다. 고립상태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을 발굴해 심신회복과 사회복귀, 가족관계 회복을 지원하는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성과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대학 진학 등 학업에 복귀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에 성공하는 청소년은 2016년 29.1%에서 2023년 46.2%로 17.1%포인트 상승했다. 꿈드림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이 자신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 개별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이뤄낸 값진 성과이다.

또 초·중학교 학업중단 청소년과 달리 고등학교 학업중단 청소년의 경우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야만 꿈드림센터로 연계가 가능해 선제적 지원이 어려웠는데, 9월부터는 초·중·고에서 학교를 그만둔 모든 청소년에 대한 정보를 학교로부터 바로 전달받게 돼 사각지대 없이 학교 밖 청소년을 폭넓게 보호·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사회적 지원은 더 필요하다. 2023년 실태조사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를 그만둔 이후 선입견·편견·무시(26.2%), 친구관계 형성(25.0%), 적성에 맞는 진로 찾기(23.2%), 대학진학 관련 정보 찾기(22.3%) 등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교통비 지원, 진학정보·검정고시 지원, 직업교육 훈련 등의 정책적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성장과정에 있는 청소년이 일정 궤도를 벗어났더라도 꿈을 계속 이뤄갈 수 있어야 한다. 진심어린 응원과 지지를 보내며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여가부도 학교 밖 청소년이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고 사회 환경에 소외되지 않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