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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부정개표 시비, 외교갈등으로 비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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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9. 08. 14:24

베네수엘라, 브라질에 '아르헨 대사관 관리 권한' 박탈 통보
VENEZUELA-POLITICS/
베네수엘라 정보기관인 '세빈(SEBIN)' 소속으로 추측되는 보안요원들이 지난 6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아르헨티나 대사관 근처에 차량을 세워두고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야권 인사 체포를 위해 정보기관을 동원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서면서 브라질까지 포함한 남미 국가간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8일 베네수엘라 외교부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반정부 인사들이 아르헨티나 대사관 내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를 계획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브라질 당국에 아르헨티나 대사관 관리 권한 효력 중지를 알리는 통보를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 공관 건물 일체와 내부 기록물 등 자료, 베네수엘라 정치인 등에 대한 보호 및 관리권은 현재 브라질 정부가 갖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28일 대선 당시 불거진 부정개표 논란과 관련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강도 높은 비난을 내놓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를 문제 삼아 아르헨티나 외교관들을 추방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브라질 외교부 장관에게 '대사관 관리를 임시로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브라질 당국이 이를 수용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대사관에는 브라질 국기도 내걸렸다. 브라질 외교 당국은 베네수엘라 측의 효력 중지 통보 후 곧바로 "우리는 아르헨티나 승인을 받은 상태인 만큼 다른 국가가 지정되지 않은 한 아르헨티나 이익을 계속 대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하며 반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대한 권리를 박탈하겠다며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던 야권 인사 6명이 이곳에서 신변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과거 정치범 고문·납치 등에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자국 정보기관 '세빈'(SEBIN) 소속으로 추정되는 보안요원들을 아르헨티나 대사관 주변으로 보내는 등 언제든 야권 인사 체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대사관에 남아 있는 망명 신청자들을 납치하려는 시도는 국제사회에서 엄중한 비난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마두로 대통령이 통치하는 베네수엘라에서는 기본적인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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