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尹 “美·中 선택 문제 아냐”…한·중관계 개선으로 실용외교 나서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8010009105

글자크기

닫기

홍선미 기자

승인 : 2024. 11. 18. 18:14

G20 참석 계기 브라질 현지 매체 두 곳과 서면 인터뷰
"미·중 관계 발전 기대…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
"러·북'적반하장'…전쟁·도발 억제한 한·미동맹에 책임 전가"
브라질 리우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 도착해 영접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심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에 대해 "한국에 있어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기 전반기 한·미동맹에 집중했던 윤 대통령이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소홀했던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며, 균형·실용 외교로 무게추를 옮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브라질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현지 유력 일간지 '우 글로부', '폴랴 지 상파울루'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중 양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경쟁은 병존할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쟁과 협력이 국제 규범과 규칙을 존중하는 가운데 정당하고 호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인태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정상회담에 나섰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각각 방한과 방중을 요청하며 관계 개선 물꼬를 트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이 내년 11월께 APEC이 열리는 한국을 자연스럽게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이에 앞서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 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은 한국과 중국 모두에게 큰 불확실 요소다.

러·북 군사협력으로 한반도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바이든 정부와 확연히 다른 대북 정책을 구사하는 트럼프 정부 출범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중국 역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라 한국과 같은 우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이 이달 초 한국 관광객이 최대 15일까지 비자 없이 중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깜짝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한 것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화해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왔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모습은 외교에서 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2기를 한국 외교와 안보 자율성 증대의 기회로 삼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익의 균형을 취해야 될 때"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저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동맹의 일원으로 양국 국민을 위해서는 물론, 글로벌 차원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안보 뿐 아니라 경제, 공급망, 첨단기술, 에너지 분야에서도 전략적 협력을 심화해 인태지역과 국제사회의 번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는 표현을 인용해 "러시아와 북한은 전쟁과 도발을 억제해 온 한미동맹에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가 이행되도록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하게 될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GAAHP)'를 평가하며 "한국도 전후 최빈국에서 주요 경제국으로 발전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기아와 빈곤 퇴치를 위해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제안했던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개도국들의 수소, 원자력, 재생에너지와 같은 청정에너지 접근 지원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윤 대통령은 한국이 남미 내 1위 투자국인 브라질과 지난해 이 지역 최초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한 점을 언급하며 "디지털, 핵심광물, 공급망, 수소 등 새로운 전략적 분야로 협력의 반경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남미 최대의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 와의 무역협정(TA)이 2021년 8월 7차 협상 이후 답보상태에 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무역협정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메르코수르 국가들과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이날 인터뷰는 G20 개막일인 이날 두 신문 1면에 실렸다.
홍선미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