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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너무 다른 ‘히든 페이스’ 대 ‘위키드’, 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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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11. 20. 10:07

박지현만 돋보이는 '히든 페이스', 자극적 설정에 발목 잡혀
연출·연기·노래 어우러진 '위키드', 지루한 초중반이 아쉬워
히든페이스
20일 개봉하는 '히든 페이스'는 세 남녀의 욕망과 애욕, 질투를 해부한다./제공=NEW
아주 대조적인 분위기의 국내외 영화 두 편이 20일 나란히 개봉했다. 송승헌·조여정·박지현 주연의 에로틱 스릴러 '히든 페이스'와 동명의 인기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위키드'가 흥행 경쟁에 돌입했다.

▲욕망·애욕·질투의 삼각형, '히든 페이스'

민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성진'(송승헌)은 첼리스트이면서 오케스트라 소유주의 딸이기도 약혼녀 '수연'(조여정)이 영상 편지만 남긴 채 갑자기 사라지자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수연'을 대신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온 후배 첼리스트 '미주'(박지현)를 만나고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힌다. 비 오는 어느 날 밤, '성진'과 '미주'는 '수연'이 마련한 신혼집에서 성관계를 맺게 되는데, 집안 구석 비밀의 공간에 숨어 이 장면을 지켜보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수연'이다!

2011년 공개됐던 같은 제목의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세 남녀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통해 뒤틑린 욕망과 애욕, 질투를 해부한다. 이 과정에서 '엿보기'는 대단히 노골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장치로 활용되며, 여기에 부응하는 주요 출연진의 노출 수위 역시 근래 보기 드물게 높다.
연출자인 김대우 감독은 전작인 '방자전' '인간중독'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계층 간의 갈등과 신분 상승의 욕구 등을 바탕에 깔고 좀 더 심도깊게 '남녀상열지사'를 풀어가려 애쓰나, 선정적인 설정에 발목이 잡혀 어중간한 수준으로 주저앉고 만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얼굴을 알린 박지현이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몸을 내던진 열연으로 그나마 긴장감을 불어넣지만, 이게 전부란 점이 아쉽다. 청소년 관람불가.

위키드
동명의 인기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위키드'는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왼쪽)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다./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우리가 알던 초록 마녀는 진짜 사악했을까? '위키드'

동명의 인기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이 작품은 그레고리 맥과이어가 1995년 발표한 소설 '위키드: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이 원작으로, '오즈의 마법사'속 서쪽 나라 초록 마녀 '엘파바'가 정말 빌런이었을까란 질문에서 시작된다.

타고난 초록색 피부 탓에 자신의 진정한 힘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는 몸이 불편한 여동생의 입학을 돕기 위해 동행한 대학에서 마법을 가르치는 교수 '마담 모리블'(양자경)의 권유로 계획에도 없이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엘파바'는 '말기 공주병' 환자에 가까운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를 기숙사 룸메이트로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절친'으로 발전한 뒤,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함께 간 '에메랄드 시티'에서 목숨을 건 여정에 돌입한다.

화려한 비주얼과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래들 그리고 너무 사랑스러워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게 만드는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등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2시간 20분의 상영 시간이 비교적 빠르게 지나간다. 다만 내년 개봉 예정인 파트2까지 이야기의 '빌드 업' 과정이 다소 길다 보니 초중반이 살짝 지루해지는 단점은 있다. 전체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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