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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오징어게임2’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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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4. 12. 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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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흥행의 주역이 돌아온다. 2021년 '넷플릭스 역대 시청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오징어게임'의 두 번째 시즌이다. 흥행 보증수표이자 3년 만에 등장하는 후속작에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달갑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막대한 트래픽 수요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국내 통신사들이다.

넷플릭스와 구글 등 해외 CP(콘텐츠공급자)의 '망 무임승차'는 통신업계 대표 현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간단히 말해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인터넷 망을 이용해 콘텐츠 전송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CP들이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래픽 관리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 CP는 '망 중립성'으로 맞선다. 이는 인터넷 망에 처음 접속할 때 접속료를 내면 이후에는 어디든지 상호 접속이 가능하다는 원칙이다. 이들은 본사를 둔 국가에서 접속료를 내는 만큼 별도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망 중립성은 강제력이 없고, 각 나라의 법률에 따라 달리 정의된다는 점에서 해외 CP의 주장은 힘을 얻지 못한다. 2015년 망 중립성 개념을 만든 미국에서도 현지 통신사들의 피해를 야기한다는 이유로 2년 만에 폐기됐다.

해외 CP는 국내에서 매년 천문학적 수익을 거둬들인다. 넷플릭스와 구글 등이 우리나라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27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대용량 콘텐츠로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지만, 망 이용대가는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오징어게임 후속작을 향한 통신사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대가 법적공방이 마무리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망 무임승차 논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다시금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망 무임승차를 강하게 비판해 온 브렌던 카 공화당 위원이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FCC(연방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되면서다. 국내에서도 일명 '망 무임승차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발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7개의 관련 법안이 폐기 수순을 밟았지만, 22대 국회가 들어서자마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김우영·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잇따라 개정안 발의에 나선 상태다.

소유권이 있는 인터넷 망을 이용해 이득을 취할 경우 걸맞는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은 시장의 기본 원칙이다. 이런 기본적인 원칙이 안 지켜지고 특정 이해관계자가 피해를 본다면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당국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넷플릭스, 구글 등의 '배짱 영업'을 방조해왔다. 2022년 기준 넷플릭스와 구글의 국내 트래픽 합산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시장의 기본 원칙을 지키라고 있는 게 정부 당국의 규제권 아닐까. 이제는 '칼'을 빼 들어야 할 때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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