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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한적 돈 풀기’로 경기 살린다… 금리 추가인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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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2. 18. 17:57

이창용 "내년 물가상승률 2% 전망"
재정 75% 투입에 통화 완화책 예고
고환율 여파, 금리조정 부작용 우려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한국은행이 내년 '2% 물가상승률' 전망을 제시하며 "경기를 부양하는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내년 통화정책 방향의 핵심은 '돈 풀기'를 통한 경기 부양 움직임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16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는 전망이다.

◇'경기침체' 걱정하는 통화정책 수장…"재정으로 경기 부양"

이창용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물가상승률이 2% 밑에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선 환율 변화가 물가보다 금융 안정이나 심리에 주는 영향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예상치 못한 충격에 경제 심리가 너무 떨어져 있어 빨리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물가 관리'를 책임진 통화정책 수장이 '경기 침체'에 방점을 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정부는 정치적 불확실성 여파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년 상반기 재정의 75%를 쏟아붓는 공격적인 경제정책을 예고한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가 더해지면 얼어붙은 경기를 녹일 또 다른 땔감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총재는 "올해 4분기 성장률을 애초 0.5%로 예상했는데 0.4%나 그보다 조금 더 낮아질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올해 경제성장률 2.1%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2.2%)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도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포인트(p)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고환율'이 걸림돌 될 수도…"1430원이면 물가 0.05%p 올라"

이에 따라 향후 기준금리도 당초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중요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코로나 때처럼 무조건 재정을 푸는 그런 상황은 아니며 일시적으로 특정 항목을 정해서 지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재정이 질적인 것뿐 아니라 양적으로도 팽창할 요인이 있다는 것이고, 물가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치솟는 환율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30원까지 뛰었고,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시장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각종 금융지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성급하게 낮추면 환율 상승세를 자극하고 외국인 자금 이탈행렬을 가속화시키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맞닥뜨릴 수 있다.

이에 이 총재는 "앞으로도 변동성이 커지면 계속 미세 조정을 할 것"이라며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원·달러 환율이 1430원으로 유지될 경우 우리 물가상승률이 0.05%p 정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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