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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시리즈 라벤더 에디션. /김휘권 기자 |
게이밍 기어의 '국룰'은 블랙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지배하는 '#데스크테리어' 트렌드가 게이밍 기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흐름이다. 검은색 일색이던 게이밍 데스크가 밝고 화사한 컬러로 변신 중인 가운데, 변화의 중심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MZ 게이머들이 있다.
SNS에 자랑하고 싶은 예쁜 셋업, 그러면서도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급여로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가격. 스틸시리즈가 선보인 라벤더 컬러 에디션이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직접 파고들어 봤다.
핵심은 라이벌 3 와이어리스 Gen 2 마우스에 있다. 95-106g의 가벼운 무게는 10판 넘게 연달아 '발로란트'와 '오버워치'를 플레이한 주말에도 손목의 뻐근함 대신 승리의 쾌감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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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시리즈 라벤더 에디션. /김휘권 기자 |
성능 역시 학생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18K DPI 트루무브 에어(TrueMove Air) 센서는 로지텍 G305 라이트스피드(12K DPI)나 레이저 데스에더 V2 X 하이퍼스피드(14K DPI)를 상회하는 수치다.
발로란트 다이아몬드 구간에서 빠른 플릭샷이나 180도 화면 전환 시 유선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1.9ms의 반응 속도와 함께 정확한 에이밍을 뒷받침했다. 6천만 회 클릭 수명의 기계식 스위치는 로지텍의 1천만 회와 비교하면 6배나 긴 내구성을 보장하는 동급 최고 수준의 사양이다.
이 마우스의 진가는 배터리에서 드러난다. 2.4GHz 무선으로 200시간, 블루투스 5.0으로는 무려 40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로지텍 G305(250시간), 레이저 데스에더 V2 X(235시간)와 비교해도 확실한 우위다.
퀀텀 2.0 듀얼 무선 덕분에 PC에서 태블릿으로 전환해 게임을 즐기는 멀티태스킹도 자유로웠다. 100% PTFE 마우스 피트까지 기본 제공돼 추가 지출이 필요 없는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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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시리즈 라벤더 에디션. /김휘권 기자 |
에이펙스 3 TKL 키보드는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텐키리스 폼팩터는 작은 책상을 쓰는 자취생이나 기숙사생에게 안성맞춤이다. 90cm 폭의 책상에서도 마우스를 위한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프로게이머처럼 저감도(로우 센시) 세팅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위스퍼 콰이어트(Whisper-Quiet) 스위치는 도서관 열람실 수준의 정숙함 속에서 '서걱'거리는 낮은 타건음만이 만족감을 더해 새벽 게임에도 룸메이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이 키보드의 차별점은 IP32 등급 방수 기능이다. 경쟁사인 로지텍이나 레이저의 동급 모델에선 찾아보기 힘든 기능으로, 실수로 물을 쏟았을 때 즉시 고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8개 구역 1680만 색상의 RGB 조명은 로지텍 G213의 5구역, 레이저 오나타 V3 X의 단색 조명과는 격이 다른 화려함을 뽐낸다. 프리즘싱크로 다른 기기와 연동하면 책상 위는 화려한 조명 맛집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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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시리즈 라벤더 에디션. /김휘권 기자 |
온라인 수업과 게임을 오가는 MZ세대에게 아크티스 노바 3 무선 헤드셋은 필수품이다. 260g의 가벼운 무게는 경쟁사 제품들이 평균 300g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이다.
32KHz/16bit 대역폭을 지원하는 AI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는 디스코드나 팀 채팅에서 주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목소리만 선명하게 전달했다. 최대 40시간의 사용 시간과 '15분 충전, 9시간 사용'이라는 고속 충전 공식은 수업 직전 충전기를 꽂는 것만으로 하루를 버티게 했다.
QcK 마우스패드는 이 세트의 든든한 바탕이 된다. 2만 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마이크로 우븐 표면으로 정밀한 트래킹을 지원하며, 논슬립 실리콘 러버 베이스는 격렬한 교전 중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선사했다.
이 모든 기기는 스틸시리즈 GG 소프트웨어를 통해 통합 관리된다. 로지텍 G HUB나 레이저 시냅스보다 직관적이고 가볍다는 인상을 주었으며, 내장된 3D 에임 트레이너는 공강 시간을 활용한 실력 향상에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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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시리즈 라벤더 에디션. /김휘권 기자 |
가격을 따져보면 매력은 배가된다. 라벤더 에디션 4종 세트의 총합은 약 34만 7800원. 로지텍으로 비슷한 구성(G435+G305+G213 등)을 맞추면 20만 원 후반대지만, 마우스 클릭 수명(6배 차이), 헤드셋 배터리(2배 이상 차이), 키보드 방수 기능 부재 등 핵심 성능에서 스틸시리즈가 압도한다. 레이저로 구성하면 30만 원 후반대를 훌쩍 넘어가며, 이마저도 통일된 파스텔 컬러는 찾기 어렵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8000Hz 폴링레이트나 기계식 스위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같은 하이엔드 기능은 없다. 하지만 이런 기능이 추가되면 가격은 두 배로 뛴다. 학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성능과 가격 사이의 현명한 타협점이다.
2주간의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스틸시리즈 라벤더 에디션은 MZ 게이머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다. 예쁜 디자인으로 SNS 인증 욕구를 충족시키고 동급 최강의 성능으로 게임 실력을 뒷받침하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 부담을 최소화했다.
이 제품은 단순한 게이밍 장비를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디지털 라이프를 공유하는 MZ세대를 위한 가장 확실한 '아이덴티티 툴'로 자리매김할 자격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