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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지슈라에 지쳤다면...펄사 X2F 마우스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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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9. 01. 21:03

게이밍 마우스 시장을 20년간 지배해온 로지텍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펄사(Pulsar) 같은 한국의 신흥 게이밍 기어 브랜드들이 마우스 후면부를 제거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하는 반면 로지텍은 보편적인 틀에 머물러 있어서다.

아울러 로지텍은 래피드 트리거나 고성능 폴링 레이트 같은 최신 기능 도입 속도 역시 더뎌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 고질적인 내구성 문제와 높은 가격 정책 역시 해결되지 않는 모양새다.

펄사 랩(Pulsar LAB)이 후면부를 제거한 X2F 마우스를 공개했을 때 업계 반응은 파격에 가까웠다. 기존 마우스 설계 공식을 완전히 뒤엎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펄사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 기술적인 노하우를 쌓으면서 게이밍 기기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 펄사의 과감한 도전, 마우스 뒷부분을 잘라낸 38g 혁신
X2F /펄사

 


X2F의 후면부 제거는 단순히 이목을 끌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이는 200명 이상의 프로게이머와 수개월간 진행한 테스트를 통해 도출된 데이터 기반의 설계 결론이다. 테스트 결과 핑거팁 그립 사용자들에게 마우스 후면부는 정밀한 조작을 방해하고 불필요한 무게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로지텍은 수십 년간 여러 그립을 모두 아우르는 범용 설계에 집중해왔다. 여러 그립 스타일에 무난하게 대응하지만, 역으로 어느 한 그립에도 최적화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보수적인 접근 방식으로 파격적 실험과 도전을 하지 않는 반면 마케팅에 치중하며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야 G PRO X 슈퍼라이트 2 덱스(지슈라2 덱스)를 내놨지만 이마저도 아쉬운 점이 많다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특정 스위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더블클릭 현상 등 내구성 문제, AS 불만은 많은 게이머들이 로지텍에 꾸준히 지적한 사항이지만 수년째 뚜렷한 개선이 없는 상황이다.
펄사 X2F와 펄사 텐즈 시그니처 에디션. /김휘권 기자
펄사 랩은 이러한 타협을 거부하고 핑거팁 그립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 38g이라는 무게가 탄생한 이유다. 로지텍이 '슈퍼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60g 마우스를 상대적으로 무겁게 느껴지게 만드는 수치다. 펄사는 첫 번째 마우스 제품인 Xlite V1부터 58g 초경량을 선보인 바 있다.

X2F는 후면부를 제거하며 무게 중심을 사용자의 손가락 끝으로 이동시킨 점이 핵심이다.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할 때의 관성을 크게 줄여 더욱 적은 힘으로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게 했다.

실제 사용해보니 클로 그립 스타일에도 전혀 무리 없는 모습을 보였다. 후면부가 없어 확보한 공간으로 정밀한 컨트롤이 가능했고 여유가 있었다. 핑거팁 그립을 사용할 경우에는 마치 마우스가 손끝에서 떠다니는 듯한 독특한 자유로움을 선사했다. 여기에 마우스 휠 역시 탁월한 회전 촉감과 조용한 작동, 정확한 감각으로 꽤나 만족감을 주었다.

이처럼 X2F의 개발 과정은 200명의 프로게이머가 몇 달간 참여해 완성도를 보여주는 한편, 펄사의 실험정신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단순히 제품을 출시하는 게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이 원하는 완벽한 맞춤형 마우스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 더블클릭 극복은 물론 8K 폴링과 화노 스위치, 기술적 우위 눈길
X2F /펄사
X2F에 탑재된 기술 구성은 현재 시장 최고 수준이다. 8K 폴링 레이트는 로지텍 제품군과 비교해 명확한 우위를 보인다. 폴링 레이트란 마우스가 컴퓨터에게 "지금 내 위치는 여기야"라고 알리는 빈도를 의미한다.

로지텍 G PRO X SUPERLIGHT 2(지슈라2)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4K 폴링 레이트까지 지원이 가능해졌는데, 펄사 X2F는 처음부터 8K를 표준으로 지원하며 기술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마치 고속카메라처럼 손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놓치지 않고 화면에 전달한다.

로지텍의 최신 제품인 지슈라2 덱스도 직접 써본 결과 오른손잡이에게 유리한 비대칭 설계를 채택하고 8K 폴링 레이트까지 지원하지만, 보수적인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슈라2 시리즈는 더블클릭 문제 해결을 위해 LIGHTFORCE 광학 스위치를 도입했으나 클릭압이 높아 장시간 사용 시 손가락 피로도가 꽤나 컸다. 더욱 아쉬운 부분으로, 사이드 버튼에는 여전히 기존 기계식 스위치가 사용돼 더블클릭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여기에 흰색 모델의 경우 변색 현상이 쉽게 나타나 심미적 만족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X2F /펄사
반면 X2F는 8K 폴링 레이트를 지원하는 한편 화노(HUANO) 블루쉘 핑크닷 스위치를 모든 버튼에 일관되게 적용했다.

경쾌한 클릭감과 함께 8000만 회 클릭 수명을 보장하며, 더블클릭 방지 알고리즘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사이드 버튼은 프리트래블(버튼을 누르기 전 유격) 없는 즉각적인 반응으로 게임 내 추가 기능 활용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X2F /펄사

3가지 PTFE 스케이트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마우스 스케이트란 마우스 바닥에 붙어 마우스패드와 맞닿는 부분으로, 마우스가 얼마나 부드럽게 미끄러지는지를 결정한다.

X2F는 빠른 글라이드용 도트 스케이트(작은 점들로 구성되어 마찰이 적음), 균형잡힌 컨트롤용 4개 스케이트(속도와 컨트롤의 균형을 맞춘), 부드러운 글라이딩용 2개 대형 스케이트(넓은 면적으로 안정감 있는 움직임을 제공)로 구성된다. 이는 마치 신발 밑창을 바꾸는 것처럼 사용자가 게임 장르와 마우스패드에 따라 즉시 조정할 수 있게 한다.

3단계 LOD(Lift-Off Distance) 설정도 유용하다. LOD란 마우스를 들어올렸을 때 센서가 반응을 멈추는 높이를 말한다. 2mm, 1mm, 0.7mm로 조절 가능한데, 0.7mm는 마우스를 아주 살짝만 들어도 커서가 멈춘다는 뜻이다. 이는 정밀한 에이밍 중 마우스를 살짝 들어 위치를 조정할 때 의도치 않은 커서 움직임을 방지한다.

펄사 소프트웨어는 간결하고 안정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X2F는 DPI(Dots Per Inch) 설정, 폴링 레이트 조절, 버튼 매크로 등 필수 기능들에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시스템 자원을 과도하게 점유하지 않는다. 무거운 리소스 점유율과 잦은 오류로 비판받는 로지텍 G Hub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G Hub는 종종 설정이 갑자기 초기화되거나 DPI가 임의로 변경되는 등의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펄사 랩 X2F와 8K 동글 /김휘권 기자
실제 게임에서 X2F는 포트나이트의 빠른 건물 편집이나 에이펙스 레전드의 근거리 전투에서 정확한 조준이 가능하게 했다. 발로란트는 정밀한 헤드샷 조준과 신속한 화면 전환이 체감됐다. 핑거팁 그립 특성상 미세한 에이밍 조절이 용이했고 38g 무게는 연속 플릭샷(끌어치기)에서 손목 피로를 줄였다.

적응 기간은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일주일 내외로 충분하다. 적응 후에는 기존 마우스들이 상대적으로 무겁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베타 테스터 중 한 명은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이 마우스만 24시간 내내 썼다"며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가격 경쟁력도 유리하다. 16만9000원의 가격은 로지텍 지슈라2의 21만9000원보다 5만 원 저렴하다. 이처럼 한층 가벼운 무게와 빠른 반응속도, 안정적인 스위치를 갖춘 제품을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브랜드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제품 자체의 가치에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X2F는 게이밍 마우스 시장에서 맞춤형 제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마케팅이 아닌 엔지니어링으로 만든 마우스가 무엇인지 증명했다. 나아가 핑거팁이나 클로 그립을 위한 완벽한 마우스를 찾던 게이머들에게 로지텍이 제공하지 못했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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