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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했다. 모디 총리의 7년 만의 방중으로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이례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모디 총리는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군사적 대치가 이어졌던 히말라야 국경에 "평화와 안정의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 역시 "국경 문제가 양국 관계 전체를 규정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본다면 중-인 관계는 안정되고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양국은 2020년 이후 중단됐던 직항 노선을 재개하고, 최근 상호 관광 비자 제한을 해제하는 등 구체적인 관계 정상화 조치에도 합의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양국의 '화해'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란 변수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등을 문제 삼아 50%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부과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열렸다.
미국이 인도를 중국의 지역적 대항마로 키우려던 수십 년간의 노력이 무색하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인도를 중국의 품으로 밀어 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미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인도와 굳건히 함께할 것"이라며 인도를 향해 손을 내민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의 무대가 된 SCO 정상회의 역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선 '비(非)서방 연대'의 성격이 뚜렷했다. 회의에는 중국·러시아·인도를 비롯해 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 등 반미 성향 국가들이 총집결해 '글로벌 사우스'의 결속을 과시했다.
다만 인도는 카슈미르 테러 문제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SCO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하는 등 무조건 중국·러시아의 편에 서기보단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양국의 화해 분위기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장기적인 갈등 요소들도 남아 있다. 중국은 인도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지만, 인도는 올해 992억 달러(약 137조 원)라는 기록적인 대중(對中)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또 중국이 티베트에 건설 중인 대규모 댐은 건기에 브라마푸트라강의 유량을 최대 85%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인도 정부의 추산이 나오면서, 인도의 물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간주하는 티베트의 망명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인도가 보호하고 있다는 점과, 인도의 숙적인 파키스탄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경제·외교·군사적 지원 역시 양국 관계의 근본적인 걸림돌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