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응급실 정상화…환자 불편 완화 기대
PA 간호사 역할 충돌·근무시간 단축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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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했던 전공의 상당수가 하반기 수련 개시에 맞춰 복귀를 시작했다. 앞서 전국 수련병원은 지난달 29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를 마쳤다. 정확한 복귀 규모는 보건복지부 집계가 진행 중이지만, 수도권 주요 병원의 충원율은 70~80%, 비수도권은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체 모집 정원 1만3498명 가운데 약 8000명 가량이 복귀한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빅5' 병원의 경우 모집 지원율이 60~80%를 기록했고, 충원율도 대체로 70%를 웃돌았다. 다만 일부 과에서는 탈락자가 발생했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에서는 복귀 지원자 일부가 선발되지 못했고, 지역 응급실 등은 여전히 전공의 공백이 남아 있는 상태다.
전공의 복귀는 곧바로 병원 운영 정상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사직 전공의들이 돌아오면서 축소됐던 수술실이 정상화되고, 응급실 운영도 100% 가동돼 응급환자 이송 지연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충북대병원은 8일부터 응급실을 정상 운영하고 축소했던 수술 일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대형병원들도 교수·펠로우에게 집중됐던 업무 부담을 분산하면서 진료 대기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병원 운영이 안정화되면 지난해부터 유지된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 해제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공의 복귀와 동시에 해결해야 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지역·필수과의 전공의 부족 현상이다. 올해 하반기 비수도권 전공의 지원율은 50~60% 수준에 그쳤고,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흉부외과 등 필수과 지원은 수도권에서도 평균보다 낮았다. 일부 지역 응급실은 사직 전 전공의의 절반 이하만 복귀했으며, 기존 필수과 소속이었던 사직 전공의들 중에는 이번에 진료과를 바꿔 다시 수련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A 간호사와의 갈등도 문제다. 1년 반 동안 전문의 중심 구조와 PA 간호사 활용이 확대되면서, 전공의들과 PA 간호사 재배치 과정에서 업무 중복과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과 인수인계 부담에 따른 현장 혼란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전공의 주당 근무 시간을 기존 80시간에서 72시간 이내로 줄이고 연속근무 시간도 24시간으로 제한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응급상황이나 교육 목적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주당 8시간, 연속근무 4시간을 추가로 허용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에서 "궁극적으로는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와 법적 안정성 확보 같은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