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대상 수상으로 '유종의 미'
21번 영구결번 지정, KBO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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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일구회는 최근 일구대상 선정위원회에서 오승환을 올해 수상자로 최종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최다인 427세이브를 올렸다. 150km 중반대의 돌직구를 바탕으로 구위형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최전성기 시기엔 일본 무대를 두드렸다. 한신 타이거즈에서도 끝판왕의 위력을 보여준 오승환은 일본 무대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미국 메이저리그로 넘어갔다. 최전성기 나이가 지난 시점이었지만 오승환은 오롯이 실력 하나만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당시 로젠탈이라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와 경쟁해 당당히 마무리 보직을 따낼 정도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의 통산 세이브는 549개다. 오승환은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수지만, 마흔을 훌쩍 넘겨서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올 만큼 몸관리도 잘했다. 통상 구위형 투수는 에이징 커브를 겪으면 폼을 순식간에 잃어버리고 과거 실력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오승환도 최근 세월의 무게를 못 이겨 과거 만큼의 강력한 구위를 뽐내진 못했지만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맡아왔다.
오승환의 국가대표 커리어도 화려하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8전 전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미국 메이저리거 득실대는 야구 강국들을 차례로 물리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당시 한국 야구는 최전성기를 달릴 때였고, 그 화려한 시절에 오승환도 함께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오승환의 화려한 커리어를 기리기 위해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KBO리그에서 '21번' 결번은 박철순(OB 베어스), 송진우(한화 이글스)에 이어 오승환이 세 번째다.
김광수 일구회 회장은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 마무리 투수 역사를 새로 쓴 전설이자, 국제 무대에서도 위상을 드높인 상징적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오승환은 "큰 상을 받아 영광이다. 팬 응원이 있어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한국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일구회는 이날 수상자를 발표한 일구대상을 뺀 최고타자상 등 9개 부문 수상자를 11월 중순 발표한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오전 11시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