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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 보내라”… 韓 압박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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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박영훈 기자

승인 : 2026. 03. 15. 17:57

한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파견 요청
靑 에너지안보·동맹사이 메시지 고심
中 "적대행위 중단 우선" 英·佛 '신중'
미국이 이란의 하르그섬을 타격하자, 14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수출 항구 푸자이라를 공격, 에너지 시설 방향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이란과의 전쟁 속에서 미국이 해협 안전 명분을 내세워 동맹국과 주요 에너지 수입국에 군사적 부담 분담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과 에너지 안보, 중동 전쟁 개입 위험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요구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많은 국가들이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을 언급하며 "이 지역에 함정을 보내 해협이 더 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15일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의 파병 요구로 보고 있다. 좁은 해협에서 이란의 드론·기뢰·단거리 미사일 공격 위험이 큰 상선 호위 작전을 다국적군 형태로 수행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60~7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해협 안정은 곧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문제다.

청와대도 이날 "우리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사를 밝힌 만큼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가안보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문제와 관련해 상황을 검토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상황과 맞물려 대이란 군사작전에 일정 부분 관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도 신중한 입장이다. 우리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에 체류 중인 만큼 '호위 목적'의 군함 파견 가능성은 열어두고 검토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군함 파견을 공식 요청하지 않았다"며 "미국 측의 목적과 요구사항을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일본은 원유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2019년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공격 사건이 잇따랐을 당시 일본은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 연합체 참여 대신 정보 수집을 명분으로 해상자위대를 독자 파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한국과 일본이 연합군 직접 참여 대신 독자 파견이나 작전 범위 확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개국 가운데 프랑스는 항공모함 전단을 포함한 최소 10척의 군함을 지중해와 홍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유조선 호위 작전을 위한 동맹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도 추가 군사 배치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은 군함 파견 요구에 즉답을 피한 채 "상호 적대 행위 중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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