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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불확실성에 제조업 경고음…7월 기계수주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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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9. 02. 10:37

올 상반기 회복세던 기계수주 전년比 40%↓
기저효과 탓 크지만 대내외 불확실성도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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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7월 국내 기계수주가 급감하며 국내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기계수주 지표는 향후 국내 설비투자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올해 상반기 증가세를 보이며 회복 기미를 보이던 기계수주가 7월 들어 갑자기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미국과의 상호관세 위협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기계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40.0% 급감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증가세와 대비되는 수치로,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8.3%, 2분기에는 7.4% 증가하며 작년 연간 2.7% 감소했던 부진을 만회하는 듯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7월에는 공공 부문에서 KTX-이음 열차 발주, 민간에서는 삼성의 대규모 웨이퍼 장비 수주가 있어 이례적으로 높은 수주를 기록했다"며 "기저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국내기계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36.3% '깜짝' 증가한 바 있다.

문제는 민간 부문 내 제조업 기계수주도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7월 제조업 분야 국내 기계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33.1%가 감소했다. 작년 22.4% 늘었던 점을 감안해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계수주 감소가 단순히 국내 경기 요인뿐만 아니라, 미국의 상호관세 위협,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란 등 기업 활동을 제약할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과 국내 '노란봉투법'이 기업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이라며 "기업들이 미국 현지 온쇼어링(on-shoring)을 통해 공장 자동화가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현지 생산량이 늘고 대중 교역이 축소되면서 국내에서 생산하던 반제품이나 부품의 물동량이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개인 소액 소포 관세 면제 조항을 없앨 경우, 그동안 미국에 수출되던 K푸드, K뷰티 등 유통 분야와 이를 담당하는 항공, 해운 물류산업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이러한 통상 및 물류 환경 변화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국은 2016년부터 가액이 800달러 이하인 소포물에 한해 관세를 면제하는 소액면세를 오는 29일 0시1분부터 모든 국가에 중단키로 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통해 경기 부양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업의 발목을 잡는 대내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국내 제조업 기반의 흔들림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월 48.0에서 8월 48.3으로 소폭 개선됐지만 7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위축세를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8월 소비심리가 7년 7개월만에 최고치"라며 "기업경기가 반등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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