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마이크론, 기술 동향 발표
엔비디아와 전략 파트너십 구축 관건
하반기 기점 점유율 판도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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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미콘 타이완은 이달 10일부터 1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다. 1200여개 반도체 관련 기업이 4100여개 부스로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요 개발 임원들이 주제발표 연사로 나선다. 삼성전자는 최장석 메모리상품기획팀 상무가 'AI의 잠재력을 여는 혁신적인 메모리 아키텍처 솔루션'을, SK하이닉스는 최준용 HBM사업기획 부사장이 '전력 효율성과 성능 측면에서 본 HBM의 미래', 마이크론은 니르말 라무스와미 부사장이 'AI 시대를 이끄는 메모리 혁신'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메모리 반도체 3강으로 불리는 3사가 일제히 무대에 오르는 점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들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155억 달러(약 21조5000억원), 마이크론 102억 달러(약 14조1500억원)로 높다. 최근 3사가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인 HBM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에 관련 기술력을 알리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관전 포인트는 AI 칩 절대강자로 평가되는 엔비디아의 눈에 들 수 있을 지다. HBM은 AI 칩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높은 기술 난이도를 요구해 수익성 측면에서 다른 메모리 반도체보다 유리하다. 엔비디아의 경우 글로벌 AI 칩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해당 공급망 진입 여부가 HBM 경쟁력과 직결되는 셈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통계를 보면 2분기 각 사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포인트, 17%포인트 올랐고 삼성전자는 24%포인트 내려갔다.
현재 주류로 평가되는 HBM3E(5세대)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만이 엔비디아 공급망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HBM3E 퀄(품질) 테스트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엔비디아가 HBM4를 탑재하는 신형 AI 칩 '루빈'을 연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HBM 시장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사 HBM4는 베이스 다이에 선단 로직 공정을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HBM3E 대비 성능 및 에너지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마이크론은 내년 양산을 각각 목표로 세운 상태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올해 3월, 3사 중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보냈고,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도 뒤이어 샘플을 출하해 최종 퀄 테스트를 기다리는 중이다. 엔비디아와 3사간 HBM4 물량·가격 협상도 함께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4에서의 주도권은 향후 본격 개화할 커스텀 HBM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단초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