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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네수엘라 봉쇄’ 경고 후 실행…마두로 정권 자금줄 70% 차단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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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21. 08:28

'법 집행' 앞세운 트럼프의 미군, 공해상서 2차 유조선 전격 나포
WSJ "원유 수출 70% 담당 유조선 나포...마두로 정권 핵심 수익 겨냥"
"해안경비대 주도, 법 집행 강조"
VENEZUELA-CRISIS/DEBT-RESTRUCTURING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2월 10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열린 '산타 이네스' 전투 기념 행진 중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면서 연방 전쟁 당시 연방주의자 지도자이자 군인이었던 에세키엘 사모라의 검을 들고 있다./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연안 공해상에서 두번째 유조선을 나포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단행된 실력 행사다.

◇ 미 해안경비대, 베네수엘라 석유 운송 유조선 두번째 나포...파나마 선적·중국 석유 트레이더 소유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이른 아침, 미국 해안경비대는 전쟁부(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베네수엘라에 마지막으로 정박한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놈 장관은 이어 "미국은 이 지역에서 마약 테러에 자금줄인 제재 대상 원유의 불법 이동을 계속 추적하고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나포는 10일 제재 대상 유조선 '스키퍼(The Skipper)'가 나포된 지 열흘 만에 이루어진 두번째 사례다. 나포 작전은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상에서 해안경비대가 주도했으며, 해군 등 다른 연방 기관이 참여했다고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번에 나포된 선박은 파나마 선적 '센츄리스(Centuries)'호로, 미국 재무부가 공개 관리하는 제재 대상 목록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베네수엘라 석유 업계 관계자들은 이 선박의 화물이 중국 정유공장으로 운송된 이력이 있는 중국 기반 석유 트레이더 소유라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VENEZUELA-OIL/TRADE
미군이 12월 10일(현지시간) 나포한 것으로 전해진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스키퍼'호(왼쪽)와 다른 선박들이 11월 14일 베네수엘라 포르토호세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로이터·연합
◇ WSJ "원유 수출 70% 담당 유조선 나포...마두로 정권 핵심 수익 겨냥...해안경비대 주도, 법 집행 강조"

이번 나포는 마두로 정권의 핵심 재원을 차단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의 약 70%를 담당하는 제재 선박을 타격함으로써 마두로 정권의 핵심 석유 수익을 직접 겨냥한다는 것이다.

이번 작전을 해안경비대가 주도한 것과 관련, WSJ은 미국이 이번 조치를 군사적 봉쇄가 아닌 법 집행(law enforcement) 차원의 활동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미국은 또한 '섀도 플릿(dark fleet)'으로 불리는 베네수엘라·이란·러시아산 원유 운반 선단을 제재·나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첫 유조선 나포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이 급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카리브해 및 인근 해역에 대규모 해군 함정과 군사 자산을 전개하고 있으며, 9월 이후 마약 밀매 연루 의심 선박에 대한 공습을 단행해 100여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해군을 동원해 유조선 호위를 지시하며, 양국 간 군사적 긴장과 오판 위험이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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