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0 논란에도 3개 의혹 중 1개만 유죄
주가조작·무상 여론조사 혐의 무죄
金 유죄 입증할 증거 부족 판단한 듯
|
특히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권력의 여부와 관계없이 혐의가 불분명할 때에는 엄격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특검이 유죄를 입증할 만한 법리와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면서 정치적 수사에 그쳤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재판장인 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 1심 판결 선고에 앞서 작심한 듯 "옛말에 형무등급(刑無等級) 그리고 추물이불양(趣物而不兩)이라는 말이 있다. 법의 적용에는 그 적용을 받는 사람이 권력자이든, 권력을 잃은 자이든 예외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찬가지로 무죄 추정의 원칙이나 '인 두비오 프로 레오(In dubio pro reo)', 즉 '불분명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와 같은 법의 일반 원칙도 피고인이 권력자라 하여, 또는 권력을 잃은 자라 하여 다르게 나누어 적용될 수 없다. 그것이 공정한 재판의 전제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력자의 지위나 정치적 배경과 상관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재판부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주요 혐의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에 관해 시세조종 세력과 공동정범으로 범행을 실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시세조종 행위에 자신의 계좌만 동원됐을 뿐 시세조종을 몰랐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서는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자금이나 조종이 시세조종행위 용인했다 볼 여지가 없지 않다"면서도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더라도 공범 사이의 의사의 결합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20대 대선 전후인 2021~2022년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사실은 있지만,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에 대한 재산상 이득을 취득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명태균이 영업을 위해 자발적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는 것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알선수재 혐의는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수수 등 일부만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2022년 7월 가방을 교부받을 당시 통일교의 청탁 내용이 정부 차원의 경제적인 지원과 관련돼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고 경제적 지원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은 피고인에게 청탁의 실현을 위해 알선 의사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도 "청탁에 대한 알선의 대가 및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는 무죄 판단의 근거로 '의심은 가지만 증거가 없다'는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김건희 특검팀이 제시하지 못하면서 정치적 수사·기소에만 치중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민중기 특검의 결과다. 각종 강압·위법·별건 수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판에서 설득력 있는 증거가 충분히 현출되지 못한 것"이라며 "재판부가 선고 전 무죄 추정의 원칙을 강조한 것도 사실상 유죄 입증에 실패한 특검의 한계를 지적한 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