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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럽 동맹 균열 심화…이란 전쟁 이후 나토 존립 위기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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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4. 05. 10:54

트럼프, 유럽 참전 거부에 불만…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
유럽 "협의 없는 군사행동" 반발…대서양 안보 질서 변화 가능성
IRAN-US-ISRAEL-WAR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송전탑이 석양 속에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48시간 내 합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지옥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AF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간 관계가 이란 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악화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결속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 대(對) 이란 군사 작전에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으며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1949년 창설된 나토는 냉전 이후에도 미국과 유럽의 핵심 안보 협력 체제로 기능해 왔다.

유럽 주요국들은 이번 군사 행동이 사전 협의 없이 추진됐으며 전략적 정당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는 한편,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확보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갈등 요인이 누적되면서 양측 간 신뢰가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 확대를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유럽이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유럽 방위를 계속 책임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유럽의 지원이 "자동적으로 이뤄졌어야 했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사례를 언급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의 백악관 방문은 동맹 균열 정도를 가늠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오는 8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만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 온 대서양 동맹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의 안정을 자국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나토를 중심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최대 교역 및 투자 파트너로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다.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도 상당수 국민이 나토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국가들은 이번 전쟁에서 직접적인 군사 참여는 제한하고 있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 등은 미군에 기지와 영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걸프 지역 방어를 위한 방공 자산을 제공했다.

유럽 측은 나토가 북미와 유럽 방위를 위한 집단방위 체제이며 중동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군사 작전에 자동으로 참여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나토 집단방위 조항이 실제로 발동된 사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가 유일하다. 당시 유럽 동맹국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해 상당한 인명 피해를 감수했다.

미 의회에서도 나토 탈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초당적으로 나토가 미국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나토가 형식적으로 유지되더라도 미국의 유럽 내 군사 존재가 축소될 경우 억지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맹의 핵심은 회원국이 공격받을 경우 공동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일부 유럽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과정에서 압박 수단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동맹 간 신뢰가 약화된 상황에서 나토의 결속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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