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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범석 쿠팡 총수 지정,한미갈등 변수 안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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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30. 00:01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법인에서 실소유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등 쿠팡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자칫 한미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하지만 동일인 규제는 삼성·SK·현대차·카카오·네이버 등 우리나라 간판급 대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쿠팡Inc가 미국기업이라고 해서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쿠팡은 동일인 변경을 수용하고, 김 의장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공정위 결정으로 쿠팡의 동일인은 다음달 1일부터 김 의장으로 변경된다. 공정위가 2021년 쿠팡을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이후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적자인 김 의장은 '친족의 임원 재직 등 경영 참여가 없어야 한다'는 등의 예외 조항을 충족하고,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4년간 동일인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정위가 올해 현장 조사와 자료 검토 과정에서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사실상 쿠팡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을 확인하면서 판단을 변경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물류·배송 정책 관련 회의를 수백 차례 주재하고, 계열사 대표들과 주간 실적 점검 및 물량 확대, 배송 정책 변경 등을 논의했다. 그는 2014년부터 4년간 쿠팡에서 140억원에 달하는 보수와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직급이 내부 등급상 거의 최상위에 해당하고, 보수와 대우 역시 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번 조치로 쿠팡에는 공정거래법상 규제가 추가로 적용된다. 총수와 그 친족, 관련 회사까지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공시의무가 확대되고, 일감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도 적용된다. 공정위가 이처럼 국내법에 근거해 동일인을 변경했는데도 쿠팡이 곧바로 불복 의사를 밝힌 것은 유감이다. 쿠팡은 이날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쿠팡측은 "김 부사장은 공정거래법상 (한국 쿠팡의) 임원이 아니며,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경영 불참여 주장이 공시 자료 허위 제출인지, 제재가 필요한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자국 상장사에 대한 규제 강화에 반발하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90명은 '사법주권 침해'라며 주한 미국대사관에 항의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정치권의 이런 감정적 대응은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다. 국가 간 안보 논의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의 제재 문제와는 분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일개 유통기업의 문제가 한미 갈등 현안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사려 깊게 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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