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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AI·저가 드론 결합, 전쟁 수행 방식 재편…구글 기밀 계약·드론 타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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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30. 00:34

미 국방부, 구글 기밀 계약·앤트로픽 퇴출…오픈AI·xAI·제미나이 3각 기밀 AI 체제 구축
마약선 공격에 드론 사용 확대, 공격 회피율 50→25%
미 드론 루카스 단가 1만~5만5000달러·토마호크의 40분의 1
ALPHABET-PENTAGON/
구글 로고가 2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CERA위크 에너지 콘퍼런스 회장에 설치돼 있다./로이터·연합
미군이 드론과 인공지능(AI) 전력을 동시에 확대하며 전쟁 수행 방식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구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전쟁부) 기밀 AI 계약에 합류하고, 미군은 드론·공격기를 늘려 해상 타격을 확대했다. 저가 드론 확산과 AI 결합은 전장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법적·윤리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 구글, 미 국방부와 기밀 AI 계약 서명…안전 조항 "동의일 뿐" 계약 위반 성립 안 돼

구글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국방부와 기밀 업무용 AI 계약에 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국방부와 체결한 2억달러(2920억원) 규모 계약의 일환으로, 국방부는 구글의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통해 제미나이를 '모든 합법적인 정부 목적'에 활용할 수 있으며, 맞춤형 모델 개발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구글 대변인이 밝혔다.

계약서에는 "AI가 적절한 인간의 감독 없이 국내 대규모 감시나 자율 무기에 사용돼선 안 된다"는 조항이 명시됐으나, 동시에 "본 계약은 정부의 합법적 운영상 의사 결정을 거부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항목도 포함됐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기술·비즈니스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법·AI연구소 선임연구원 찰리 불록 변호사는 디인포메이션에 이 조항은 양측이 해당 용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동의한다는 뜻일 뿐, 이를 어겨도 계약 위반이 성립하지 않아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계약 전날 구글 AI·클라우드 부문 임직원 600여명이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기밀 군사 업무 AI 제공에 반대했으나 계약을 막지 못했다. 구글은 2018년 드론 영상 분석 사업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 참여에 직원 수천 명이 반발하자 계약 갱신을 포기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직원 반발에도 계약을 유지했다.

앤트로픽
2024년 5월 20일(현지시간) 찍은 일러스트레이션에 앤트로픽 로고가 보인다./로이터·연합
◇ 오픈AI·xAI에 이어 세 번째…앤트로픽 '공급망 위험' 지정에 소송, AI 통제권 분쟁 구조화

이번 계약은 국방부가 안전 기준 충돌로 앤트로픽과 갈등을 빚은 끝에 빅테크 복수 파트너로 전환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올해 1월 메모에서 AI 기업들의 기술 제한 해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앤트로픽이 자율 무기·국내 대규모 감시에 대한 안전장치를 고수하자 국방부는 지난 3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 업체로 지정해 연방정부 계약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앤트로픽은 해당 지정에 반발해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양측은 최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오픈AI의 챗GPT·머스크 xAI의 '그록(Grok)'에 이어 제미나이까지 3개 AI 모델을 기밀 시스템에 동시 운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국방부는 지난주 의회에 AI를 군사 업무에 통합하는 '프로젝트 메이븐' 확대를 위해 23억달러(3조3580억원)를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조지타운대 AI 정책 전문가 헬렌 토너 전 오픈AI 이사는 NYT에 "앤트로픽과 국방부 분쟁은 AI를 특정 목표를 위한 도구로 보는 행정부와 AI를 예측 불가한 '실체(entity)'로 보는 실리콘밸리 사이의 근본적 인식 간극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마약 운반선 타격
미군 남부사령부가 2025년 11월 1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전날 테러 조직이 운영하는 선박에 대해 치명적인 물리적 공격을 가했다며 공개한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 이란전쟁 가려진 미군 작전…카리브·태평양 보트 공격 54건·185명, 위장 항공기·생존자 추가 타격 전쟁범죄 논란

아울러 국방부는 드론 전력도 강화하고 있다. 미군은 대(對)이란 전쟁에 가려져 공론화가 덜 된 별도 작전으로 카리브해·동태평양 마약 밀수 의심 선박에 대한 보트 공격을 강화하면서 드론 활용을 늘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달에만 7차례 공격이 이뤄져 지난해 9월 작전 개시 이후 누적 54번째가 됐으며, 작전 개시 이후 사망한 사람은 185명 이상으로 늘었다. 미군은 최근 수 주 사이 엘살바도르·푸에르토리코 기지에서 운용하는 비밀 고정익 공격기와 무장 MQ-9 리퍼(Reaper) 드론 수를 공개 통보 없이 늘렸으며, 이에 따라 의심 선박의 공격 회피 확률이 50%에서 약 25%로 낮아졌다고 NYT가 사안에 정통한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작전의 법적 정당성 문제와 관련, 미군은 지난해 9월 첫 공격 당시 민간기처럼 외관을 위장한 기밀 항공기를 사용, 탑승자들이 인식할 수 있을 만큼 낮게 비행한 뒤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전력 사용 전문가들은 적이 방심하도록 민간 신분을 위장한 뒤 공격하는 행위는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군은 첫 공격에서 살아남아 뒤집힌 선체 위에서 손을 흔들던 생존자 2명을 후속 공격으로 사살했다.

작전을 총괄하는 프랜시스 L. 도노번 남부사령관은 지난달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보트 공격이 마약 밀수 조직의 운용 패턴을 바꾸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해법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로드아일랜드주)은 당시 "8개월간 수백 명의 범죄 피의자를 공해상에서 사살하도록 명령받은 장병들이 법적·윤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샤헤드 드론
러시아가 발사한 이란산 샤헤드 자폭 드론이 2022년 10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AP·연합
◇ 이란 드론 역설계 저가 드론 루카스 이란전쟁 기여…GPS 재밍 취약·'5만달러 드론에 200만달러 미사일' 구조적 딜레마

대이란 전장에서 드론이 전력 구조를 바꾸는 배경에는 공격·방어 비용의 역전이 자리하고 있다. WSJ는 지난 1일 미국이 이란의 무인 공격기 '샤헤드(Shahed)'를 역설계해 만든 저가 공격 드론 'FLM 136(루카스)'이 이란 무기 시설·방공망 타격 등 복합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군 드론 공습이 83% 감소하는 데 기여했다고 국방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루카스의 단가는 1만~5만5000달러(1484만~8160만원)로, 200만달러(30억원) 이상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다. 루카스는 5개 제조사가 각각 월 300대씩 생산할 계획이고 애리조나주 스콧스데일의 스펙트레웍스(SpektreWorks)와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인티그레이션이노베이션(Integration Innovation)이 우선 선정됐다고 WSJ는 전했다.

루카스의 구조적 한계도 있다. 전자전 전문가 잭 드 산티스는 WSJ에 이란전쟁에서는 드론을 오작동시키는 위성항법시스템(GPS) 재밍(전파 방해)이 거의 없어 루카스가 효과적이었지만,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처럼 강력한 전자전이 전개되는 환경에서는 기술이 무력화될 수 있다며 "모든 기술은 결국 어느 시점에 격파된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17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1기 비용 400만달러(59억3000만원)로 기당 3만5000달러(5193만원)짜리 일회용 드론 115기를 제작할 수 있으며, 미국 해군이 2023년 말 이후 홍해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 드론·미사일 방어에 10억달러(1조4840
억원) 이상의 탄약을 소모했다면서 공격 비용이 낮아지는 반면 방어 비용이 치솟는 구조적 딜레마를 짚었다.

방어기술업체 발리노르엔터프라이지스(Valinor Enterprises) 공동창업자이자 전직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 임원인 줄리 부시는 WSJ에 "미국 정부는 필요한 규모의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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