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동해 천만관광시대, 묵호역의 ‘얼굴’은 부끄럽지 않은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08010001846

글자크기

닫기

부두완 기자

승인 : 2026. 05. 08. 15:27

부두완 기자
부두완 전국부 기자
동해시가 '천만 관광객 시대'를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무릉별유천지 등 매력적인 콘텐츠가 MZ세대를 불러모으며 묵호역은 과거의 한산함을 벗고 역동적인 '관광 관문'으로 탈바꿈 중이다. 그러나 기자가 최근 현장에서 직접 겪은 묵호역의 서비스 현주소는 동해시의 장밋빛 청사진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장 먼저 드러난 문제는 낙후된 시스템과 불친절한 응대의 결합이었다. 당일 오전 서울 상봉역에서는 전화번호 확인만으로 가능했던 마일리지 적립이 묵호역 창구에서는 "절대 안 된다"는 벽에 가로막혔다. 직원은 물론 역장까지 나서 자신이 알고 있는 규정만을 내세우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기자는 휴대전화 속 복잡한 회원번호를 찾아 제시한 후에야 겨우 적립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터졌다. 열차에 오른 기자가 마주한 것은 '이미 주인이 있는 좌석'이었다. 확인 결과, 묵호역 창구에서 기차표 날짜를 당일이 아닌 익일로 잘못 발권한 것이었다. 혹자는 창구의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이는 최대 30배까지 부가운임을 물어야 할 철도법상의 위조 승차권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심각한 점은 사후 대처였다. 묵호역 측은 오발권에 대한 해명만 내놓았을 뿐 마일리지 적립문제에 대한 사과는 끝내 없었으며 오히려 민원을 넣으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플랫폼의 하드웨어 역시 관광 관문이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현재 공사 중인 묵호역은 공간이 매우 비좁음에도 불구하고 '객차별 탑승 위치 안내'가 바닥에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몇 번 객차가 어디에 멈추는지 알 수 없다 보니, 열차가 들어올 때마다 대형 캐리어를 든 관광객들이 플랫폼 위를 우왕좌왕하며 엉키는 위험천만한 광경이 반복된다. 여기에 젊은 세대가 기피하는 재래식 변기가 남은 화장실 문제까지 더해져 묵호역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관광지는 단순히 '보는 곳'이 아니다. 여행자가 도시의 공기를 처음 마시는 기차역에서부터 서비스는 시작된다. 동해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도, 관문에서의 불친절과 시스템 부재가 반복된다면 '관광 동해'의 명성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묵호역이 제 '밥값'을 하려면 낡은 시설 개선은 물론, 승객을 대하는 기본 마인드부터 전면 혁신해야 한다. 동해 관광의 첫인상은 화려한 홍보 영상이 아니라, 바로 그 좁고 혼란스러운 플랫폼 위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부두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