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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정 면담도 ‘빈손’…법적 공방에 갈등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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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6. 05. 08. 18:56

8일 오후 노사정 3자 면담…"구체적 안건 도출 없어"
사측, 노조 집행부 및 관리자급 노조원 6명 형사고소
"법원 가처분 인용된 작업에도 파업 강행"
2차 파업 강행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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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달 22일 인천 송도 본사 정문 앞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강혜원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오후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주관으로 노사정 3자 면담이 진행됐지만, 이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2차 총파업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는 가운데,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태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노동부 중재 하에 노사정 대화가 진행됐다. 노조 측은 "오늘 대화에서 구체적 안건까지 도출된 것은 없으나 노동부에서 중재를 하고 있는 점, 삼성전자도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한 점을 고려해 조금 더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부 측 권고를 수용해 당분간 비공개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측도 "오늘 면담에서 합의를 이루진 못했으나 앞으로도 노사 간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잠정 합의 시까지 협의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6일 노사 일대일 면담이 무산된 데 이어 열린 자리다. 당시 녹취 공개 등으로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대화 재개 직전 협상 테이블이 뒤집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면담에서도 극적인 합의가 도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노사 간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노조는 단체협약 요구안에 신규채용, 인사고과, M&A(인수합병) 등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 포함을 요구하고 있다.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임직원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등도 요구 사항에 담겼다. 반면 사측은 "인사·경영권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금 협상에서도 사측이 제시한 6%대 인상안과 일시금 600만원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법적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사측은 이날 박재성 상생지부 지부장 등 노조 집행부 3명과 현장 관리자급 노조원 3명 등 총 6명을 인천연수경찰서에 형사고소했다. 지난달 24일 인천지법이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 농축·버퍼 교환·원액 충전·버퍼 제조·공급 작업 등에 대한 파업을 금지했음에도 이를 강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법원은 해당 공정들을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이 규정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 방지를 위한 작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사측은 노조 집행부가 지난달 27일 '파업지침절차서'를 통해 "중단금지 작업 작업자도 파업에 참여해 달라"고 고지한 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집단 출근 거부에 가담한 조합원이 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사는 이 중 유닛장급(리더급) 관리자 노조원 3명을 고소했다. 이에 노조 측은 "무리한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 4일에도 품질 담당자가 아님에도 생산 현장에 무단 출입해 공정을 감시한 노조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접근 권한이 있는 조합원의 적법한 활동이라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및 SOP(표준작업지침서)에 따라 엄격히 통제돼야 하는 제조 현장에서 비인가 인원이 임의 활동을 벌인 것은 안전 관리 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지난 1~5일 닷새간 총파업을 마치고 6일부터 연장·휴일 근무 거부 방식의 준법투쟁으로 전환한 상태다. 향후 비공개 협의에서도 진전이 없을 경우 2차 총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파업이 현실화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입는 손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주주 가치 보호가 걸린 만큼, 비공개 협상 테이블에서 양측이 어느 지점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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