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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땐 진화수, 가뭄 땐 농업용수…지리산 자락에 ‘물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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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오성환 기자

승인 : 2026. 06. 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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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마천면 군자리 다목적사방댐 준공…토석류 차단까지 맡는 산지마을
진병영 군수 "중앙부처 건의부터 주민 소통까지…안전한 함양 만들것"
함양군 지리산권역 첫 다목적사방댐 성공적 준공2
지난 19일 준공한 지리산권역 다복적사방댐 전경... 산불 진화·가뭄 해갈 ·산사태 동시에…'1석 3조' 효과가 기대된다/함양군
산불이 나면 헬기가 물을 채울 곳이 마땅치 않고, 비가 뜸한 봄·가을이면 농업용수부터 부족해지는 지리산 자락. 경남 함양군이 산불 진화수와 농업용수를 함께 확보하고, 집중호우 때는 토석류까지 막아낼 다목적사방댐을 조성했다.

26일 함양군에 따르면 마천면 군자리 도마마을 상부에 총사업비 19억2700여만원을 들여 조성한 다목적사방댐 준공식이 지난 16일 열렸다. 이번 시설은 산사태 예방을 위한 기존 사방댐 기능에 산불 진화용 담수와 농업용수 확보 기능까지 더한 복합형 산림재해 예방시설이다.

사방댐의 저수 가능 용량은 1만5800㎥다. 함양군은 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카모프(KA-32) 대형 헬기의 담수 용량을 4000ℓ로 볼 경우 약 4000차례 담수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 헬기 진화작업의 물 공급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업의 출발점은 지리산권 산지마을이 겪어온 두 가지 고민이었다. 산불이 나면 험준한 지형 탓에 진화용수를 빠르게 확보하기 어렵고, 갈수기에는 인근 농가의 농업용수 부족도 반복돼 왔다. 산불과 가뭄이 겹칠 경우 주민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다목적사방댐은 이런 문제를 하나의 시설로 풀겠다는 시도다. 산불 발생 때는 초기 진화에 필요한 물을 제공하고, 비가 적은 시기에는 인근 농가의 농업용수 부족을 덜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집중호우 때는 계곡 상류에서 쓸려 내려오는 토석류와 유목을 가로막아 하류 마을의 산사태 피해를 줄이는 방재시설로도 기능한다.

함양군은 단순히 댐 하나를 세운 사업이 아니라, 산지마을의 재난 대응 여건을 바꾸는 기반시설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산불·가뭄·집중호우가 각각의 재난으로 닥치는 것이 아니라 계절과 기후 조건에 따라 반복되는 현실에서, 다목적사방댐은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업 추진 과정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함양군은 2024년부터 진병영 군수를 중심으로 산림청 등 중앙부처를 찾아 사업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역 여건과 타당성을 바탕으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그 결과 2024년 10월 산림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를 확보했다.

함양군 지리산권역 첫 다목적사방댐 성공적 준공
지리산에 갇힌 1만 5000톤의 '비상수(非常水)'… 함양군 다목적사방댐 전경. /함양군
주민과의 협의도 중요한 과제였다. 사방댐의 안정적 관리와 향후 활용을 위해 주변 임야와 전답 3만3761㎡를 매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칫 보상 문제와 사유지 편입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질 수 있었지만, 군은 사업 초기부터 주민설명회와 개별 면담을 이어가며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와의 협의, 토지소유자와 마을 주민의 동의가 맞물리면서 사업은 계획대로 마무리됐다. 군은 이번 사례를 산림재난 예방시설 확충과 국비 확보를 위한 선례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이번 다목적사방댐 준공은 중앙부처 설득부터 토지 매입, 주민 의견 수렴까지 행정과 주민이 함께 노력해 얻은 결과"라며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재난 예방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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