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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주택·주거 정책 로드맵, 재설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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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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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환경과 여건이 성숙하지 않으면 실패하고 만다. 정책 실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까지도 다수의 의견을 모아 철저하게 검증하고 이를 해소할 시나리오를 제대로 수립한 후 집행할 때 좋은 정책은 더욱 단단해지고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토지 수용 및 보상을 비롯해 공공임대주택, 아파트 분양보증, 도시주택기금 제도 등은 세계가 관심을 가지는 정책으로 개도국에 수출까지 하는 명품 부동산 관련 정책이다. 대의적인 큰 명분을 가진 정책으로 환경 변화와 여건에 따라 변신을 시도하며 시장을 이끌어온 결과다. 지난 1990년대 말 노태우 정부 시절 잠시 등장한 후 사그라든 토지공개념 3법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임대차 3법 등은 여전히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논란의 정책이다. 환경과 여건에 걸맞지 않은 정책의 도입 탓이다. 향후 방향에 걸맞은 다리를 미리 건설할 필요가 있지만, 환경 성숙도에 따라 그 강도와 규모를 높여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주택은 사는(buying) 대상이 아니라 거주(living)하는 공간으로 대국민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유에서 거주로의 전환을 위한 정부 정책 역시 숱하게 나왔으며 이를 위해 지대하게 노력해 온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중산층 민간 임대의 표상이었던 뉴스테이(New stay)의 등장만 해도 그렇다. 민간 주택건설업체가 자금을 끌어 임대주택을 짓고 중산층에 걸맞은 아이들 놀이방을 비롯해 유치원, 노치원, 식사·헬스 등 생활 서비스, 심지어 텃밭이나 캠핑 시설까지 각종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자 자금력이 떨어지는 젊은 층을 비롯해 은퇴자들의 수요가 크게 일면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주택건설업체나 기관투자자들은 당장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8년 후 분양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정책 유인 요소에 기대를 걸고 임대시장에 앞다퉈 진출한 결과다. 그야말로 소유를 거주로 바꿀 과도기적 상황에 정책이 틈새를 파고들어 큰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과도한 이익을 업계에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제동이 걸렸고 공적 민간임대주택으로 바뀌더니 현재는 공급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정부의 힘이 부칠 때는, 민간의 힘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시장을 열어줘야 산업이 발전한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현재 주택시장의 당면과제는 공급이고 정부 역시 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오죽하면 빈 상가를 주택으로 고쳐 사용하는 대안까지 검토하겠는가. 하지만 전(前) 정부에서의 공급 부족에 더해 현 정부에서의 더딘 공급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택지 부족과 시장 침체, 원가 상승, 공급시스템의 붕괴, 지자체와의 협업 미비 등의 여파가 겹친 데다 비(非)아파트 선호도 급감, 매입 임대 부진 등으로 유일한 단기 공급 창구까지 어려운 여건이다. 게다가 대규모 단지에서의 아파트 입주는 최소한 5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임을 감안하면, 공급 효과까지는 여전히 상당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공급의 한계 상황에서 규제로 수요를 옥죄는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실거주 중심 주택 정책이 투기를 막는 올바른 대안이라 할지라도 임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일시에 이를 밀어붙이기보다는 공급 상황을 봐가면서 정책화하는 게 절대 필요하다. 일시에 밀어붙이는 부작용과 피해가 고스란히 주거 약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바로 전·월세 계층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공급이 현실화할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정책을 펼치는 게 옳다고 본다. 더구나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요즘 젊은 수요 대부분은 빌라 전·월세는 아예 눈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오로지 아파트를 찾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매입 임대로 이를 만족시키기에 역부족이다.

보유세 강화 역시 마찬가지다. 고가 주택의 보유세를 강화하는 게 지당하다. 하지만 당장 이를 강화한다고 매물이 얼마나 나올 것인가. 또 이를 감안해 주택수요가 얼마나 이탈할 것인가를 참작한다면 이 역시 방향만 잡고 여유를 가지고 정책을 펼치는 게 낫다. 아울러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권의 부동산은 그야말로 신음 상태다. 정책 발표 때 지역권 주택과 부동산에 대한 정부의 정책도 함께 대안을 내놓는 게 옳다. 큰 축에서 보면 주택 정책이 포함된 주거 종합 정책의 로드맵이 새로 마련돼야 한다. 지역 주거복지 조직개편과 더불어 인력 확충, 맞춤형 프로그램개발과 지역맞춤형 주거복지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 당면한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전체 인구의 50%가 집중된 수도권의 주택공급과 가격 안정에 쫓겨 나머지 지역 50%가 희생되는 결과를 가져올까 두렵다. 초고령사회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로 날로 어려워지는 지역의 주거복지 정책이야말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 피해가 이미 고스란히 지역민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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