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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회의장 6일 방한…부 호 대사 “공동 생산 넘어 공동 창조의 단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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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9. 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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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네 번째 고위급 교류… 정상 외교서 의회 외교로 외연 확장
"양국 관계 3대 축은 '심화·실질·지속성'"
단순 '투자-생산'서 '공동 연구·개발 및 가치사슬 참여'로 전환 강조
쩐 타인 먼 국회의장
지난 4월 23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쩐 타인 먼 베트남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쩐 타인 먼 베트남 국회의장이 조정식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지난해 8월 또 럼 당 서기장의 방한, 11월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의 방베, 올해 4월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 이어 최근 1년 사이 성사된 네 번째 고위급 상호 방문이다. 정상 외교와 의회 외교가 맞물리며 양국 간 협력의 보폭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먼 의장의 방한을 앞두고 부 호 주한 베트남 대사를 만나 이번 방문의 함의와 대(對)한국 외교 전략의 지향점을 물었다. 호 대사의 진단은 과거와 궤를 달리했다. 양국 관계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던 수준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 구축·다문화 2세대 역량 개발·전문 인력 순환 등 구체적인 실무 의제가 전면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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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호 주한베트남대사/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 정상에서 의회로… "합의를 실행으로 옮기는 단계"
호 대사는 우선 이번 방한의 외교적 맥락을 짚었다. 호 대사는 "럼 서기장이 한국 현 정부의 첫 국빈으로 방한한 데 이어, 이 대통령 또한 베트남 신지도부 출범 후 첫 국빈으로 하노이를 찾았다"며 "양국 정상의 첫 방문이 맞물린 것은 단순한 의전을 넘어 고도화된 상호 신뢰를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먼 의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의 베트남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도 띤다. 호 대사는 "정상 차원의 합의 사항을 의회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긴밀하게 뒷받침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이번 방한의 핵심 목적"이라고 밝혔다.

호 대사는 향후 양국 외교의 지향점을 '더 깊게·더 실질적으로·더 지속적으로'라는 세 축으로 압축했다. 정치적 신뢰를 심화하고, 경제·공급망 협력을 내실화하며, 인적 교류와 차세대 연결의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규정하는 잣대로 실효성을 제시했다. 호 대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상호 방문 횟수나 서명한 문서의 양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며 "당면 과제를 얼마나 공동 해결할 수 있는지, 미래를 어떻게 함께 대비하는지가 진정한 척도"라고 강조했다.

◇ '투자-생산'에서 '공동 R&D 및 가치사슬 참여'로 고도화
경제 협력 로드맵은 한층 정교해졌다. 지난 4월 정상회담 당시 제시된 '현지 생산'에서 '공동 창조'로의 전환 기조가 구체적 실행 계획으로 구체화했다.

호 대사는 "지난 30년간 한국 기업은 베트남 산업화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며 "차기 단계는 단순 '투자-생산'을 탈피해 '공동 연구·개발(R&D) 및 가치사슬 공동 참여'로 나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대표 분야로는 반도체를 지목했다. 그는 "베트남의 청년 인력과 전자산업 생태계, 시장 잠재력에 한국의 선도 기술과 자본, 공정 노하우가 결합하면 인재 양성부터 설계·패키징·검증·R&D에 이르는 전 주기의 완전한 공급망 연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제 협력의 지속성을 담보할 핵심 기제로 '새로운 닻'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규모 R&D 센터, 반도체 생태계 클러스터, 스마트 산업단지, 대형 에너지·기술 프로젝트 등을 직접 거론하며 "단순 투자 유치를 넘어 첨단 산업 생태계 자체를 착근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국 협력의 평가 기준 역시 '투자 총액'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로 전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디지털 협력 확대와 차세대 배터리·미래 기술 공동 연구에 합의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양국 교역액은 이미 624억 달러(84조 6768억 원)를 기록해 연간 1000억 달러(135조 7000억 원) 달성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부 호 대사
부 호 주한 베트남 대사(왼쪽)가 지난 6월 2일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만나 양국 간 과학기술 및 혁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주한 베트남 대사관 제공
◇ 체류 인원 40만 육박… "소비 대상 아닌 '두뇌 순환' 거점으로"
인적 교류와 사회적 자산에 관한 분석도 구체적 수치와 함께 제시됐다. 호 대사는 재한 베트남 공동체 규모가 약 40만 명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로자, 유학생, 다문화 가정을 포괄하는 교민 사회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주한 대사관의 정책 기조 역시 '단순 사건·사고 수습'에서 '권익 보호·사회 통합·역량 발현'의 3대 축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문화 가정 2세대를 둘러싼 시각 전환을 촉구했다. 호 대사는 "한국 내 이주 배경 학생 중 베트남계를 부모로 둔 비율이 30.9%로 가장 높다"며 "한-베 복합 정체성을 지닌 새로운 세대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들을 단순 지원 대상이 아닌 "양국의 핵심 전략 자산"이라면서, "이중 언어 구사력과 두 문화권에 대한 이해도는 체계적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게 된 베트남 유학생(8월 기준 9만 6834명·전체의 31.5%)에 대해서는 '두뇌 순환' 모델을 대안으로 내놨다. 호 대사는 "우수 인력의 일방적 유출이 아닌 지식과 기술, 혁신이 상호 유입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이 단순 노동 인력의 '소비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반도체·AI·바이오 등을 학습한 인재가 양국 진출 기업 및 합작 프로젝트를 오가며 활약하는 '순환 플랫폼'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실 한 올은 가늘지만, 엮이면 끊어지지 않아"
호 대사는 "실을 꼬아 비단을 짠다"는 베트남 격언을 인용했다. 그는 "지난 30년이 시장 개방과 투자, 연계에 초점을 맞춘 시기였다면 향후 30년은 동반 성장과 가치 창출, 미래 과제를 분담하는 단계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국의 청년 세대를 향해서는 "언어와 기술,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의 장 등 이전 세대가 갖추지 못한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며 "기존 협력 관계의 수혜자를 넘어 다음 30년의 구조를 설계하는 주도자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한 올의 실은 가늘지만 여러 겹으로 엮이면 끊어지지 않는 밧줄이 된다"며 "한·베 관계 역시 촘촘한 결속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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