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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새 차를 고를 때 친환경성을 얼마나 살펴보고 있을까? 가격을 비교하고, 디자인을 살피고, 안전등급을 확인한다. 전기차라면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도 따진다. 하지만 정작 한 가지 질문에는 답하기가 쉽지 않다.
"이 차는 실제로 얼마나 친환경적일까?" 자동차의 친환경성을 판단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 표시된 주행거리가 한겨울에도 비슷하게 나오는지,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온실가스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가족이 함께 타는 차의 실내 공기는 어떤지까지 살펴야 한다. 소비자가 더 친환경적인 차를 선택하려면 이런 정보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차 안전에는 이미 익숙한 길잡이가 있다.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는 충돌과 사고예방 성능을 시험해 별등급으로 보여준다. 소비자는 복잡한 시험방법을 몰라도 차의 안전성을 비교할 수 있다. 한국형 'Green NCAP'은 이 방식을 자동차의 환경 성능에 적용하는 제도다. 차를 사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친환경 성적표'를 만드는 셈이다. 이 성적표에는 소비자가 궁금해할 세 가지 정보를 담는다.
첫째는 실제 주행환경을 반영한 에너지효율과 주행거리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국내 주행환경 특성을 반영해 영하 7도, 영상 25도, 35도에서 차량을 시험한다. 상온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전기차라도 추운 날에는 효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결과를 알면 소비자는 자신의 운전환경에 맞춰 예상되는 충전비나 연료비를 더 현실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둘째는 자동차의 생애 전체에 걸친 탄소배출량이다. 운행할 때 나오는 배출가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의 생산부터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살핀다. 전기차인지 내연기관차인지라는 이름표를 넘어, 차량별로 생애 전체의 탄소배출량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기 위해서다. 셋째는 실내공기질이다. 신차 내장재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질소산화물 등을 평가한다. 친환경성은 지구의 환경뿐 아니라 매일 차에 타는 사람의 생활과도 맞닿아 있다.
세계 각국도 자동차의 환경 성능을 폭넓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Green NCAP을 통해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에너지효율을 평가하고 있으며, 중국은 에너지효율·저탄소·실내 건강을 평가하는 C-GCAP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3년부터 국토교통부 연구개발 사업으로 14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하는 '한국형 Green NCAP 평가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자동차의 전생애주기 탄소배출과 실내공기질에 관한 국제기준 논의에도 각각 공동의장국과 부의장국으로 참여하며, 국내 주행환경에 맞고 국제적으로도 통용될 수 있는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제 평가기술을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시킬 차례다. 올해는 시범사업을 통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차,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의 국산차와 수입차에 개발한 평가기술을 적용하고 별등급 산정기준을 구체화한다.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평가시설을 활용한 시범평가를 확대하고 소비자와 전문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아울러 같은 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28년부터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목표다.
별점의 힘은 결과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비슷한 가격의 차 두 대를 놓고 에너지비용, 탄소배출, 실내공기질까지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면 제작사도 그 선택에 주목할 것이다.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생산·설계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며, 실내공기질을 개선하는 기술 개발에 힘을 쏟게 된다. 이러한 기술 경쟁의 성과는 다시 소비자에게 유지비 부담 완화와 더 쾌적한 실내환경, 더 폭넓은 선택지라는 편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국형 Green NCAP은 자동차에 별을 하나 더 붙이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이 제작사의 친환경 기술 개발을 이끌고, 그 성과가 다시 소비자의 삶과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제도다. 자동차를 고르는 평범한 순간이 탄소중립을 향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한국형 Green NCAP의 제도 기반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