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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반도체는 웃는데 제조업 60%는 ‘목표 미달’…반짝 온기에 취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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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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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국내 제조업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반도체와 화장품, 조선 등 주요 업종의 전망이 개선됐고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도 함께 올랐다. 오랜 부진을 겪은 제조업이 드디어 바닥을 지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올 법하다.

그러나 개선된 지표에 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제조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초 세웠던 영업이익 목표조차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부 주력 업종의 호조와 제조업 전체의 체력 사이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올해 4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86으로 전분기보다 6포인트 올랐다. 수출·내수기업 전망도 5분기 만에 함께 개선됐고, 기준선 100을 넘긴 업종은 1개에서 5개로 늘었다. 특히 반도체는 139로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의 겉과 속은 다르다. 제조기업의 60.4%가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목표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7.9%에 그쳤다. 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로 꼽은 것도 원자재·에너지 등 생산비용 상승이었고 판매·수주 여건 악화가 뒤를 이었다.

경기심리가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실제 이익을 내는 여건까지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비용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는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이는 결국 생산과 투자 여력을 제약한다.

다른 지표도 비슷한 경고를 보낸다. 한국경제인협회의 10월 조사에서 제조업 BSI는 전월 101.7에서 95.6으로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수출과 투자, 채산성 전망도 모두 100을 밑돌았다.

두 조사는 대상과 조사 주기가 달라 수치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 다만 한쪽에서는 제조업 심리가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가, 다른 쪽에서는 그 흐름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경고가 동시에 나온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반도체 등 몇몇 업종의 선전이 제조업 전반으로 얼마나 빠르게 퍼지느냐다. 특정 업종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상당수 기업이 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다면 제조업 전체가 살아났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일부 산업의 호조가 생산과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그 효과가 다른 업종으로 번져야 비로소 제조업 전반의 개선이라 할 수 있다.

제조업의 진짜 회복은 BSI 몇 포인트 상승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 그 여력을 다시 생산과 투자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도 개선된 경기심리에 만족하기보다 원자재·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고 생산과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을 걷어내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반도체의 139라는 숫자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그 뒤에는 올해 목표했던 이익조차 내기 어렵다고 답한 제조기업 60%가 있다. 일부 업종에서 시작된 온기가 제조업 전체로 번지게 만드는 일,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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