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형 동선·개방형 공간으로 소통
보안관제센터엔 하루 10억건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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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명동 하나금융그룹 사옥을 출발한 지 약 1시간 만에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섰다. 하나금융 청라 헤드쿼터까지 거리는 약 42㎞. 높은 천장과 탁 트인 개방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1층 로비에서는 다음달 2일 개관식을 앞두고 준비하느라 분주한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시야를 가로막는 벽 대신 넓게 펼쳐진 공간과 건물 외관의 통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 곡선형 동선과 외부 테라스까지 새 헤드쿼터에는 기존 본사와 다른 업무공간을 구현하려는 구상이 곳곳에 드러났다.
하나금융은 이달 14일부터 지주와 계열사의 청라 이전을 시작해 연말까지 10개 관계사 2200여명의 임직원이 청라로 이동한다. 기존 통합데이터센터 근무 인력 1800명까지 합치면 약 4000명이 청라에서 근무하게 된다. 하나금융이 서울이 아닌 청라를 새 터전으로 택한 데는 경제자유구역으로서의 확장성에 더해 국제금융단지 조성 계획과 인천국제공항 접근성 등 금융타운으로서의 입지 조건이 작용했다.
아직 이전 초기 단계여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많지 않았다. 대신 넓게 펼쳐진 업무공간에는 책상과 의자가 일정한 방향으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지 않았다. 시야를 틔울 수 있도록 배치된 책상 위에는 초록색 식물이 하나둘 놓여 있었다. 공간의 개방감을 업무공간 안에서도 이어가려는 듯했다.
청라 헤드쿼터는 지난 5월 21일 준공됐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503㎡ 규모다. 3~7층에는 하나은행, 10층에는 하나에프앤아이와 하나금융티아이, 11층에는 하나증권·하나캐피탈·하나펀드서비스, 12~13층에는 하나카드, 14~15층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자리한다.
헤드쿼터 1층 로비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자 직선으로 뻗은 복도 대신 곡선형 동선이 이어졌다. 높은 천장과 15층까지 이어진 경사로를 따라 걸으니 청라국제도시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자연광은 15층에서 1층까지 건물 내부 깊숙이 내려오도록 설계됐다. 실내로 들어온 빛과 높은 천장, 건물을 따라 휘어지는 동선이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졌다. 외부 보행로를 따라 옥상에 올라서면 골프장이 보였고 반대편에는 청라 스타필드를 공사 중인 장면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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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과 업무공간 사이의 경계에도 곡선을 적용했다. 공간을 구분하면서도 벽으로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아 한 공간을 지나면 다음 공간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부서와 계열사 간 벽을 낮추고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헤드쿼터에서 차로 3분가량 이동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곳에서는 벽면을 가득 채운 모니터가 시야를 채웠다. 하나금융의 통합데이터센터다. 보안관제센터 벽면에는 관계사에서 들어오는 보안 데이터와 실시간 위협 정보가 표시됐다. 데이터 수집량과 분석 단계, 실시간 공격·차단 현황, 트래픽 변화와 공격 발생 국가 등이 화면마다 나타났다.서버와 관제 장비가 빼곡한 데이터센터 안에서 의외의 이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회의실마다 '노르망디', '광개토', '하와이', '제주', '한산도'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하나금융의 보안관제센터는 해외법인을 포함한 22개 관계사를 대상으로 24시간 365일 보안관제를 수행한다. 35명의 보안 전문가가 침해 대응과 위협 분석을 맡고 있으며 관계사에 설치된 수백여 개 보안장비에서 하루 10억건 이상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5000만건 이상의 보안 이벤트를 선별하고, 전문가가 정밀 분석해 실제 해킹 공격으로 판단되는 사례를 하루 약 400건 찾아낸다"며 "공격에 포함된 약 1000개의 IP는 탐지 즉시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주요 인프라가 청라에 집결하면서 새로운 업무공간과 금융 인프라를 한곳에 모으는 '청라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청라 헤드쿼터는 일하는 방식과 소통하는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출발점"이라며 "그룹의 새로운 100년 역사를 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