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김태우의 안보정론] 그린란드 안보협정, 트럼프식 압박외교가 낳은 유종의 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3001001083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9. 30. 18:01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美, 북극권 군사 통제권과 북극항로 개척 주도권에다 중국-의존 희토류 확보
3자 협정에 따른 美의 러시아 위협 억제 강화, NATO가 싫어할 이유 없어
한국, 새 희토류 공급망 구축 가능성 활용하면서 한미동맹을
20260831010010549_1788224381_1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지난 9월 22일 뉴욕에서 미국·덴마크·그린란드가 '3자 안보협정'을 서명했다. 1951년 미·덴마크 방위협정을 전면 개정 및 확대한 것으로서, 주요 내용은 그린란드 내 미 군사기지 설치 가능성 개방, 적대국의 그린란드 진출 차단, 그린란드에 대한 덴마크의 주권과 그린란드의 자결권 인정, 그린란드 독립 시 NATO 잔류 등이며, 유효기간은 무기한이다. 한마디로, 미국이 그린란드에 대한 '실질적인 군사·안보적 통제권'을 획득한 것이다. '3자 협정'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트럼프식 외교가 '윈-윈'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미국은 '미사일 최단 거리'에 있는 중·러로부터의 안보 위협에 대처하는 데 큰 힘을 얻었고, 미군은 그린란드의 영공·영해·수중에서 작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1945년 2차대전 종전 당시 그린란드에 17개 기지와 수천 명의 병력을 주둔시켰으나, 현재는 북서쪽 피투픽(Pituffik) 우주기지에 200여 명의 병력을 남겨두고 있다. 북극해 대륙붕에는 900억 배럴의 석유와 1669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극항로가 개방되면 아시아-유럽 간 운송 거리는 40%나 단축된다. 이번 협정으로 미국은 북극항로 개척에도 더 많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더 고무적인 소식도 있다. 그린란드는 희토류·우라늄 등 전략 자원의 보고이며, 희토류는 스텔스 전투기, 정밀유도미사일, 스마트 폭탄, 잠수함, 레이다, 차세대 드론, 전기차(EV) 모터, 해상 풍력발전기 등의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미국은 '희토류의 대중국 의존'이라는 오랜 아킬레스건을 해소할 길을 열었다.


동시에 중·러 또는 비NATO 및 비EU 국가에는 그린란드에 군사 거점을 마련하거나 희토류를 포함한 민감 자원 및 에너지 개발에 참여하는 길이 원천 차단되었다. 실제로 중국은 2018년 '빙상 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스스로를 '근(近) 북극 국가'로 규정하고 희토류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그린란드의 환경 규제 정책으로 난관에 봉착한 적이 있다.

나토와 그린란드에도 경사다. 미국이 법적·정치적 부담이 수반되는 '영토 편입'을 포기하고 그린란드와의 안보동맹을 택한 것은 나토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틀 내에서 미국과 유럽 간 그리고 미·캐나다 갈등을 치유하고 대서양동맹의 재결속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러시아 위협을 억제하는 데 미국이 더 많이 기여하게 되는 것을 유럽이 싫어할 이유도 없다.

그린란드 역시 덴마크의 자치령에 머물기보다는 최강국의 안보 우산과 경제적 투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으며, 미국의 보호 아래 안정적으로 독립을 추구할 수도 있다. 반면 덴마크의 속내는 좀 더 복잡할 수 있다. '북극 냉전'이 본격화된 시대에 나토의 틀 내에서 미국과 안보공조를 재확인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그린란드에 대한 군사·안보적 주도권을 미국에 넘겨주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씁쓸함을 느낄 이유도 많을 것이다. 즉, 덴마크에는 이번 협정이 불가피한 실용적·현실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번 '3자 협정'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도 좋은 소식이다. 미국이 북극 안보에 더 많은 주도권을 가질수록 한국의 북극해 개발 참여, 북극항로 개척 등에 유리한 여건이 된다. 특히 중국이 독점하는 희토류 시장에서 그린란드를 통한 서방 중심의 새로운 공급망이 구축된다면 한국의 반도체·방산·배터리 산업에 희소식이 될 것이다. 이번 '3자 협정'은 '트럼프 대전략'이 가져온 '기획 생산품'일 수도 있고, 먼저 힘으로 협상판을 흔든 후 현실적인 실익을 챙기는 '트럼프식 후려치기'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둘의 합작품일 수도 있다. 한국도 이런 경우들에 두루 대비하면서 한미동맹을 꾸려나가야 한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