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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弗 투자, ‘가스 발전·원전·LNG’로 구체화…‘리스크 풀링’ 장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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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 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10. 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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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프로젝트 텍사스 가스발전소…223억弗 투자
원전 8기 건설 1200억弗…웨스팅하우스 지분도 인수
알래스카 LNG 추진…경제성 확보 전제 사업성 검토
김정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미투자 발표 관련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사업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산업부
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원자력발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3개축으로 구체화됐다. 정부는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인 '프로젝트 스타(Project Star)'를 제1호 사업으로 확정하고, 미국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사업을 각각 '프로젝트 파워(Project Power)'와 '프로젝트 노스(Project North)'로 추진한다.

산업통상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한미 무역합의와 같은 해 11월 체결한 전략적 투자 업무협약(MOU)에 대한 후속 조치다.

당시 연간 200억달러, 총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큰 틀의 합의를 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투자 대상과 사업 구조, 투자금 회수 장치까지 구체화한 것이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달 22일 열린 백브리핑에서 "지난 MOU가 다소 포괄적이었다면 이번에는 내용을 구체화했다"며 "특히 한 프로젝트의 성과가 부진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의 수익 배분 비율이 1대9로 전환되지 않도록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1호 프로젝트' 텍사스 가스발전소 …223억弗 투자

첫 번째 사업으로 확정된 '프로젝트 스타(Project Star)'는 미국의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다.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총사업비 223억달러를 투입해 6.472G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한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인근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며,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3단계까지 전체 설비를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김 장관은 "당초 2030년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것을 2029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당겼고, 그만큼 전력수요가 급한 상황"이라며 "당초 규모보다 사업 규모도 좀 더 커졌고 그 과정에서 사업비도 올라갔지만, 전력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원리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지지는 않겠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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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9월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사업에는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릴레이티드 컴퍼니즈와 발전사업자 넥스트에라에너지, 천연가스 공급업체 루이스에너지그룹 등이 참여한다. 발전 기자재와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에는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장관은 내부 수익률에 대해 "15% 정도로 보고 있고, 주변에는 20%까지 나오는 프로젝트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223억달러를 한번에 투자한다고 하면 17~18% 정도가 될 수 있지만, 저희 프로젝트는 3~4년에 걸쳐 나눠 투자하기 때문에 그보다는 내부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력구매계약(PPA)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특정 수요처와 서둘러 계약하기보다는 여러 수요처 가운데 더 높은 가격 등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성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미국 측도 PPA 체결을 적극 주선하기로 결정했다.

김 장관은 "저희 입장에선 높은 전기가격을 받는 게 수익성이 좋은 것이라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서두르기보다 여러 수요자 중 유리한 조건 제시하는 곳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1200억弗 투자해 원전 8기…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아울러 한미 양국은 미국 내 대형원전 8기를 건설하는 두번째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파워'에 총 1200억 달러가 투입하는 내용의'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전체 사업비는 건설비 1000억달러와 공사비 초과 등에 대비한 예비비 200억달러로 구성된다. 예비비는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자금이 아니라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 상승에 대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김 장관은 "공사를 계획된 범위에서 마칠 경우 예비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며, 비용이 초과될 경우에도 계약관계상 귀책사유에 따라 부담 주체를 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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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이번 원전 협력의 핵심은 한국형 원전과 미국 원전의 노형을 함께 활용한다는 데 있다. 건설 대상은 한국형 APR1400 2기와 웨스팅하우스 노형인 AP1000 6기다. 특히 APR1400의 미국 진출은 그동안 한미 원전업계 간 지식재산권과 기술사용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지 않았던 사안이다.

당초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간 타협협정(SA) 탓에 한국형 원전의 미국 진출이 어려웠지만, APR1400의 미국 내 건설을 위해 SA 개정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길이 열렸다. 정부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제3국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신뢰도와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웨스팅하우스 입장에서도 원전을 지을 필요는 있지만 이를 현실화할 EPC와 기자재 역량이 부족하고, 한국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 원전시장에 들어갈 수 있고 웨스팅하우스는 자국에서 노형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만큼 양쪽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AP1000 원전 사업의 상업적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추진한다.정부는 인수 지분을 5~10% 수준으로 협의 중이며, 한전과 한수원뿐 아니라 국내 민간기업의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한전·한수원의 경우 재무 부담이 크지 않은 상징적 수준의 참여를 거론했다.

다만 한미 양국은 큰 틀에서 한-미 원전협력을 정한 것인 만큼 향후 부지, 사업구조, 건설 일정 등 개별 프고젝트를 구체화하고 상업적 합리성 검토를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각론은 구체적인 프로젝트 제안이 와야 한다"며 "미국 측에도 아무 프로젝트나 가져오면 안 되고, 텍사스처럼 좋은 프로젝트들을 제안해줘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신신당부했고, 그런 검토가 올해 4분기 정도부터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도 검토…"상업 합리성 전제조건"

아울러 한미 양국은 3번째 프로젝트로 알래스카 LNG프로젝트(프로젝트 노스)를 검토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남부지역까지 운송하기 위한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리 입장에선 알래스카 LNG는 단순한 에너지 투자 사업을 넘어 미국산 천연가스를 장기간 확보하면서 한국의 LNG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

다만 사업 규모가 큰 데다 인허가와 노동력 확보, 혹한의 기후, 장거리 운송 인프라 구축 등 사업 자체의 난도가 높아 그동안 경제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돼 왔다.

수익성 우려에 대해 김 장관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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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연합
향후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LNG 수급 다변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김 장관은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지난해 검토할 때 우리 입장에선 상업적 합리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고 국감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했다"며 "다만 전쟁 이후 가스 수급을 보면 특정 노선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상황이고, 그런 측면에선 가스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적 이익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연된 인허가, 노동력, 날씨, 기술적 문제 등도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며 "미국 측과 지방정부 세금이나 관세 등 상업적 합리성을 개선할 수 있는 요소들을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고, 가스를 안정적으로 장기간 확보할 수 있다는 부분까지 감안해 우리 입장에서 상업적으로도 받을 만하고 전략적으로도 충족할 수 있도록 끝까지 협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추진 시 미국은 한국 기자재 공급업체에 관세 인하 혜택 등 우호적 참여 여건을 조성할 예정이며, 향후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 보장은 물론 한국에 우선 접근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우산형 투자구조로 '리스크 풀링'…연 200억弗 한도 명시

정부는 또 투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도 구체화했다.

우선 프로젝트 자체는 단일한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가 자금 조달과 수익 배분을 관리한다. 그 아래 복수의 프로젝트별 특수목적회사(P-SPV)가 개별 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또 이 같은 우산형 투자구조를 바탕으로 '리스크 풀링' 장치도 마련했다. 전체 프로젝트의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개별 프로젝트의 한미 수익 배분 비율은 5대5로 유지한다.

한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사업의 수익 배분이 곧바로 미국 측에 유리한 1대9로 전환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양국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이나 예산,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하고 출자를 중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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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자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기 위해 출석해 있다./이병화 아시아투데이 기자
아울러 기존 MOU에서 약속한 연 200억달러, 총 2000억달러의 투자 한도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운영계약에 명시했다. 투자 대상 사업이 확대되더라도 당초 합의한 한도를 넘어 무제한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실제 추진되더라도 이러한 투자 한도는 지킨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략적 필요성만을 이유로 투자 규모가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또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 사업예산, 양국간 배분비율 조정 등을 협의할 수 있게 했다.

김 장관은 "국민의 소중한 혈세를 투입하는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해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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