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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건설 첫 여성 사외이사…‘구색 맞추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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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10. 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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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직
이사회 9차례 참석…출석률 '60%'
대출·출자 등 핵심 안건 모두 찬성
계룡 '다른 시각' 강조…성과 글쎄
계룡건설산업
계룡건설산업(이하 계룡건설)이 첫 여성 독립이사로 선임한 프로 골퍼 출신 유소연 이사를 둘러싸고 전문성과 경영 감사 기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사회에서 다루는 안건 대부분이 건설사업과 재무·금융에 집중돼 있지만 유 이사는 해당 분야에서 별다른 경력을 쌓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상 이사회 성별 다양성 요건을 충족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독립이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과 경영감시 역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 이사는 지난 3월 선임 이후 8월까지 열린 계룡건설 이사회 15차례 가운데 9차례 참석했다. 참석률은 60%로 출석한 회의에서 상정된 안건에는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유 이사가 찬성한 주요 안건은 △천안업성 도시개발사업 관련 금전소비대차계약 △고양장항 공공주택사업 자본금 출자 및 대출약정 △인천검단 사업 중도금대출 업무협약 △계열사 사업자금 대출약정 등이다. 1·2분기 재무제표와 반기 자기주식보고서 승인도 포함됐다.

이들 안건은 단순한 사업 보고를 넘어 회사 자금운용과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대출과 출자 결정에 따라 재무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외이사에게는 사업성과 금융 위험을 검토하고 경영진 판단을 견제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그러나 유 이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한 전직 프로골퍼로 건설업이나 기업 재무·금융 분야에서 전문경력을 쌓은 인사는 아니다.

물론 관련 업계 경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독립이사 자격이나 안건 심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단정할 순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이 기존 이사회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이사회 의결 내역만으로는 유 이사가 주요 경영 판단 과정에서 어떤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계룡건설은 지난 3월 26일 열린 제5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유 이사를 당시 사외이사(현 독립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어서면서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은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가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룡건설은 2024년 하반기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어섰지만 그해 말에는 다시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이후 2025년 말 자산 규모가 2조원을 웃돌면서 올해 이사회 개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처음 선임하고 사외이사 비중도 확대했다.

문제는 유 이사가 일반 독립이사뿐 아니라 감사위원까지 맡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위원은 회사 재무제표와 회계처리,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하는 등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계룡건설은 유 이사가 지닌 스포츠 분야 경험과 시각이 이사회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특정 분야 전문성보다는 기존 이사회와 다른 시각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골프장 사업을 운영하는 KR산업과 KR스포츠 등 계열사가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을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는 역할도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골프장 사업을 운영한다는 사실만으로 유 이사가 이사회에서 어떤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공개된 이사회 안건에서도 스포츠 관련 사업이 별도로 다뤄진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여기에 유 이사가 관련 경험을 활용해 추진할 신규사업이나 구체적인 역할도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회사 측이 강조한 '다른 시각'이 실제 경영 판단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립이사는 경영진에게 독립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경영진이 제시한 안건을 단순히 승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 위험과 재무 부담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설업은 대규모 자금 조달과 개발사업 투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재무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이사회 감시 기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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