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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 분노 폭발한 프랑스,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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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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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프랑스 고교생들이 교육 예산 감축에 반발하며 시작한 시위가 국경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진앙지인 프랑스 파리에선 지난 주말 생활비와 기름값 급등에 항의하는 노조와 반정부 시위대 등 수십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유혈사태까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도를 넘은 확장재정 탓에 국가채무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미래 부담을 떠안게 된 청년층의 분노가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강 건너 불 보듯 할 일이 아니다.

지난달 프랑스 고교생들이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며 시위를 시작한 근저에는 '재정 파탄'이 있다. 프랑스의 올해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19%로, 유럽연합(EU) 권고치인 60%의 두 배에 육박한다. 공공지출도 GDP 대비 57.2%로, 유로존 평균 49.8%를 크게 웃돈다. 연금·복지 등 사회보장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정치권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냈다.

결국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마크롱 정부가 선택한 카드는 가장 저항이 약할 것이라 여긴 교육예산 삭감이었다. 투표권이 없는 고교생들을 정치의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 물가급등에 불만이 쌓인 시민과 노동자들까지 대거 가세하면서 상가 약탈, 시청 점거와 방화 등 폭력시위로 번졌다. 수개월간 프랑스 전역을 마비시키며, 1조원 이상 손실을 초래했던 지난 2018년의 '노란 조끼' 소요 사태가 재연될 조짐이다. 시위는 역시 재정난과 물가 불안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은 물론 벨기에까지 번졌다.

지구 반대편 우리나라도 프랑스 사례는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물론 운 좋게 반도체 특수를 누리는 우리의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건 사실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는 "외부 악재가 없다면, 올 우리나라 성장률이 3.4~3.6%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지난 7월 정부 발표치보다 불과 석달 새 최고 0.6%포인트나 상향한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잇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확정재정으로 국가채무는 해마다 100조원 이상씩 늘고 있다. 반도체세수 급증에 내년 국가채무 비율이 GDP 대비 48.3%로 올해보다 오히려 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 하지만, 수년간 상승 폭은 여전히 비(非)기축통화국 중 가장 큰 편이다.

또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최저 수준의 출산율 탓에 국민연금 재정악화와 세수기반 약화는 피하기 힘든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데도 청년층의 미래부담과 직결되는 국민연금은 최근 3개월 만에 182조원의 상장주식(지분율 5% 이상)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코스피가 한창 급등하는 와중에도, 당정이 오히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편입 비중을 높이도록 압력을 행사한 영향이 클 것이다. '유럽의 병자'로 전락한 프랑스를 반면교사로 삼아, 반도체 호황이 벌어준 시간을 연금·노동·규제 등 구조개혁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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