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죠.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회사가 상장하게 되면, 모회사 일반주주의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막자는 취지입니다. 22일인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해외 상장에도 이같은 원칙이 적용된다며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은 중복상장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는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영향평가, 주주보호방안, 주주소통, 이사회의 최종 찬반결의 및 통지, 해당 사항들에 대한 공시 등입니다. 최근 이 가이드라인을 지킨 코스피 상장사도 등장했습니다. 명신산업은 손자회사인 심원아메리카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요. 심원아메리카의 상장을 두고 명신산업 이사회는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주주의견 수렴 결과 기존 주주들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죠. 해당 사례만봐도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에 있어서 SK하이닉스 이사회의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행된 상법개정안으로 이사회의 충실의무는 회사 및 지배주주에서 일반주주로 확대된 바 있습니다. 만약 솔리다임이 상장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SK하이닉스는 일반주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위약금이 최대 1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회사에 대한 조항뿐이죠. 상법상으로 따지자면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주주대표 소송 대상이 됩니다. 이사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지 않고 지배주주에 유리한 결정을 했다면,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도 솔리다임의 상장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결정과 책임은 SK하이닉스 이사회에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넘어야 할 것은 SK하이닉스 주주가 솔리다임의 상장으로 정말 이익이 줄어드냐 입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솔리다임 모회사인 NPS 낸드사업의 실적은 작년 상반기 1300억원에서 올 상반기 5조 8400억원으로 늘었는데요. NPS 낸드사업이 SK하이닉스 연결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순이익의 4.3% 수준입니다.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136조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의 13% 입니다. 또한 구주 매출로 할지, 신주로 발행해 상장할지는 결정된 바가 전혀 없죠.
하지만 SK㈜→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상장에 따른 주주 영향은 반드시 따져봐야할 사안이죠. 5단계에 걸친 수직적 지배구조에서 상장사만 3곳입니다. 해당 상장사들에 투자한 개미들은 주주일까요, 단순한 유동성 공급자일까요? 답은 오는 12월 재공시 예정인 SK하이닉스 이사회의 주주보호 방안에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