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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고유 명절인 추석 때 가족과 친지들이 고향에 모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론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슈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추석 행보 핵심에는 정작 ‘국민의 삶’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북핵 문제로 한반도 안보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이 때, 여야는 안보 협의에 있어서도 뜻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상태는 장기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유엔 총회 미국 출장에서 돌아와 곧바로 안보를 주제로 여야 대표들과 만찬 회동을 가진 것도 청와대와 국회의 ‘협치’를 통해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나홀로’ 불참한데 이어 제69주년 국군의날 행사마저 불참했다. ‘안보’를 외치는 보수정당이지만 제 역할과 의무는 외면한 꼴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초당적으로 합의한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한국당의 불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구성에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여야가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불법댓글 문제와 블랙리스트 파문을 둘러싸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역시 국민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블랙리스트 문제는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다. 여야는 이 문제를 놓고 ‘적폐청산vs정치보복’ 프레임으로 추석 연후 이후 12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에서 강렬하게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첫 정기국회의 1라운드가 끝난 지난 달 28일, 국회의 법안 실적은 140건으로 저조했다.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등으로 여야 정쟁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정기국회에서는 수많은 민생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등이 심의·의결되는 때인데, 여야의 끝없는 정쟁으로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법안이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더욱이 추석 연휴 후 국감으로 주요 쟁점 법안은 11월 한 달에 몰려 처리할 수밖에 없다.
최장 10일이나 되는 추석 연휴,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슈만 국민들에게 홍보한 것을 두고 ‘민심 청취’를 했다고 하는 게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명절 때조차 웃을 수 없는 국민들의 삶을 살펴보고 민심을 폭넓게 듣고 여의도로 다시 모여 남은 정기국회에서라도 ‘협치’를 보여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