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진 차체·높은 시야 등 오프로더 특징 그대로
넉넉한 적재공간·편안함 등 실용성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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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분변경을 거친 2026년형 디펜더 110은 그 공식을 상당 부분 깨뜨렸다. 최근 시승한 디펜더 110 P400 X 모델은 강인한 정통 오프로더의 성격은 유지하면서도 일상에서 타기 편한 SUV로 한층 다듬어졌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실용성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차량 앞에 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특유의 각진 실루엣이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디자인 DNA는 그대로지만, 새롭게 적용된 헤드램프 그래픽과 글로스 블랙 그릴 등이 더해지면서 이전보다 세련된 분위기가 강해졌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은 여전히 디펜더만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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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모든 기능을 터치스크린 안으로 밀어 넣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조장치와 주요 주행 기능은 여전히 물리 버튼을 적극 활용했다. 최근 터치 중심으로 바뀌는 자동차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실용성이 돋보였다. 다만 비상등 버튼은 꽤 멀어 누르기 위해선 손을 한참 뻗어야 했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하자 첫인상은 '생각보다 부드럽다'였다. 차체 크기와 높은 전고 때문에 출렁거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코너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노면 충격을 상당 부분 걸러냈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구간에서도 충격을 한 번 더 흡수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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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는 의외의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P400 X에 탑재된 3.0리터 직렬 6기통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1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져 출발과 재가속이 상당히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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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가 높은 SUV 특성상 급격한 차선 변경에서는 약간의 롤은 느껴졌지만 불안하다는 인상은 없었다. 스티어링 반응도 예상보다 정확했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크지 않았다.
디펜더의 진가는 역시 비포장도로에서 드러난다. 노면 상태에 따라 스노우, 머드, 샌드, 암석 모드 등을 선택하면 엔진 출력과 변속, 구동력 배분이 자동으로 최적화된다.
에어 서스펜션은 필요에 따라 최대 145㎜까지 차체를 높일 수 있고, 최대 900㎜ 깊이의 물길도 건널 수 있다. 일반 소비자가 실제로 이런 환경을 자주 경험할 일은 많지 않겠지만, 험로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안정감은 일반 SUV와 확실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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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적용된 운전자 주의 모니터 역시 실용적이었다. 카메라가 운전자 시선을 감지해 졸음이나 전방주시 태만을 감지하면 즉시 경고를 보내준다. 장거리 주행이 많은 디펜더의 성격을 고려하면 실제 활용도가 높은 기능이다.
부분변경을 거친 디펜더 110은 여전히 거친 오프로더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강인함을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다듬어진 SUV에 가깝다.
과거 디펜더가 '험지를 정복하는 차'였다면, 지금의 디펜더는 '평일에는 도심을 달리고 주말에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차'로 진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