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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뒷조사’ 이현동 전 국세청장 뇌물·국고손실 1심서 무죄…“가담 입증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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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18. 08. 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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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담 여부 다툴 진술 신빙성 낮아"
검찰 "무죄 판결 도저히 동의 어려워" 항소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손잡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지난 2월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연합
김대중 전 대통령 뒷조사를 하는 비밀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현동 전 국세청장(62)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및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청장에게 “범죄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월 구속된 이 전 청장은 이날 판결로 석방됐다.

이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청장을 지낸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정원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데이비드슨 사업)에 관여해 대북공작에 써야 할 자금 5억3500만원과 5만 달러를 낭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1년 9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은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에게서 활동자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의 현금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이 원 전 원장과 함께 국고손실을 입혔다고 하려면 원 전 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인식하고 가담한 증거가 뒷받침 돼야 한다”며 “진술과 관련 자료를 종합할 때 이를 인정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이 전 청장에게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비자금 추적을 요청하면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국정원의 협조 요청을 정부 기관인 국세청이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도 참작했다.

이 전 청장이 뒷조사 협조 대가로 1억20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는 핵심 관련자인 원 전 원장,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등의 진술이 엇갈려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박윤준 전 차장이 있는 자리에서 김승연 전 국장이 1억20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하는 이른바 ‘삼자대면’에 대한 김 전 국장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국장이 국세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는 때는 9월 25일의 약 90분간뿐인데, 김 전 국장의 이날 동선상 물리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박윤준 전 차장도 수시로 말을 바꾸는 데다 삼자대면 전후의 사정은 전혀 기억하지 못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 전 청장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자 검찰은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깨는 것이 국정원 업무와 무관하다는 것을 인식했음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본 법원 판단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청장의 변호인 측은 “검찰이 일방적인 진술만을 근거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검찰의 항소에 대응해 다음 재판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가 이 전 청장에 무죄를 선고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가족 중 일부는 흐느껴 울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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