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법률 해석으로 회피 가능 전망
호기 얻은 엘리엇, 대법 판결에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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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인 이 부회장과 항소심 선고를 앞둔 신 회장은 부담이 커진 반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낸 엘리엇은 예상치도 못한 카드를 얻었기 때문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결과가 이 부회장보다 신 회장에게 더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신 회장은 경영비리 사건의 1심에서는 상당수 혐의를 무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국정농단 사건에서 사실상 최씨가 지배하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구속수감 중인 신 회장은 29일 서울고법에서 결심 공판을 끝으로 10월초 2심 선고를 받을 전망이다.
핵심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면세점 특허 청탁의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의 인정 여부다.
신 회장 측은 청탁의 고의가 없다는 주장을 항소심 내내 펼쳐 왔다.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면담은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기 위한 자리여서 청탁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고,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에 대한 지원 요청이 있어 사회공헌 차원에서 재단을 지원한 것뿐이라는 것이 신 회장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2심 재판부는 “단독면담의 성격과 시기,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현안의 중요성, 대통령 말씀 자료와 롯데 미팅자료 등을 종합하면 면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면세점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자금 지원이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대가관계가 있었다고 판단해 뇌물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롯데그룹 측은 “공판이 진행되면서 주요 증인들의 참여와 새로운 증거 자료를 통해 1심보다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기대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법조계에선 항소심에서 롯데가 제기한 주장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정욱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은 “신 회장 2심이 (롯데 측) 희망과 달리 흘러갈 것 같다”며 “1심 결과를 뒤엎기는커녕 도리어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없진 않다”고 전망했다.
법률심인 대법원 재판만 남겨둔 이 부회장은 신 회장보다는 사정이 낫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핵심 쟁점은 박 전 대통령 2심 선고 내용 중 “정유라가 탄 말 3필은 뇌물이고, 영재센터 지원은 승계 관련 묵시적 청탁“이라는 부분이다.
박 전 대통령이 뇌물로 받았다는 액수가 87억원으로 늘면 뇌물을 준 사람의 죗값도 덩달아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주요 혐의 중 하나인 회삿돈 횡령 혐의는 박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간 뇌물액수와 같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이 넘으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뇌물공여액이 89억원으로 인정돼 징역 5년의 실형을 받았지만, 2심에서는 뇌물공여액수가 36억원으로 낮아져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민변 사무처장 김준우 변호사는 “최근에는 대법원이 사실오인에 대한 부분도 적극적으로 법률 해석을 한다”며 “이 부회장이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엘리엇은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선고로 법무부를 대상으로 한 7억7000만 달러(약 86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는 것은 그동안 엘리엇과 소액주주가 주장해온 “주주가치가 삼성 합병으로 부당하게 훼손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엘리엇이 ISD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접 관련된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선 삼성물산 합병과 ‘승계 작업’의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단이 2심을 그대로 인정할 경우 엘리엇이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를 근거로 내세우긴 어려워진다.
대한변호사협회 전 수석대변인인 노영희 변호사는 “삼성과 법무부가 ISD에서 반드시 불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며 “법률적 판단은 법관의 재량이라 얼마든 방어 논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