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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나의 묘비명 “그는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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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18. 08. 27.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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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CNN 고별인터뷰서 '미국민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길 원하나' 질문에 답
베트남전 참전 포로생활 중 조기석방 제안에 '다른 군인 먼저' 거부
초당파 애도물결, 민주 상원 원내대표, '매케인 빌딩' 개명 제안
McCain
“그는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 악성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CNN 방송 앵커가 ‘미국민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기를 원하는가’라고 질문하자 “많은 실수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매케인 의원이 2006년 11월 16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반부패국제의원기구(GOPAC) 모임에 참석했을 때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그는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

악성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CNN 방송 앵커가 ‘미국민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기를 원하는가’라고 질문하자 “많은 실수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매케인 의원을 20년 이상 취재한 앵커가 투병 생활에 들어가는 매케인 의원과 진행한 사실상 고별 인터뷰였으며 일요일인 26일 하루 종일 재방영됐다.

◇ 베트남전 포로 생활 중 조기 석방 제안에 ‘나보다 먼저 집힌 포로 모두 석방 후 나갈 것’ 거부

그의 말대로 매케인 상원의원은 군인으로, 정치가로 미국을 위해 봉직(奉職)했다.

그는 조부와 부친이 모두 해군 제독인 군인 가정에서 태어나 자신도 해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1967년 10월 자신의 비행기가 추락해 포로로 잡혀 5년 반가량 수감생활을 했다.

그에게 ‘전쟁 영웅’이라는 칭호가 붙는 것은 베트남전 참전과 포로 생활, 그리고 무사 귀환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포로 생활 중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기 때문에 ‘전쟁 영웅’ 칭호가 더욱 합당하다는 평가다. 그는 조기 석방 제안을 받고도 자신보다 먼저 잡힌 포로 모두가 석방된 후 나갈 것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그는 베트남 하노이 호아로 교도소 수감 시절엔 오른손에 깁스를 하고 있었고, 석방 후 1973년 5월 25일 워싱턴 D.C.에서 당시 리처드 닉스 대통령을 만날 때는 목발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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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호아 교도소에서 석방된 존 매케인 미국 해군 소령이 1973년 5월 2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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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뇌종양으로 투병하다가 25일 오후(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해군 소령으로 오른손에 깁스를 한 채 베트남 하노이 호아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사진=CBS AP=연합뉴스

◇ 미 정계 초당파 애도 물결...전·현직 대통령의 애도

1982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87년 상원에 입성, 내리 6선을 지냈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초당파적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투병 생활 중 왼쪽 눈썹 위에 혈전 제거 수술의 흔적이 역력한 채로 의회에 복귀, ‘우리는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 대등한 관계’라고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에 반대해 ACA를 일단 계속하자는 안(案)의 가결을 끌어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그의 대통령 꿈을 좌절시킨 장본인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5일 성명을 통해 자신과 매케인 의원이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좀 더 숭고한 것, 즉 수세대에 걸친 미국인과 이민자들이 똑같이 싸우고, 전진하고, 희생했던 이상(理想)에 대한 신의”는 공유했다며 조의를 표했다.

2000년 대선 공화당 내 경선에서 매케인 의원과 경쟁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존 매케인은 강한 신념의 소유자이자 최고의 애국자였다”면서 “내게는 매우 그리워하게 될 친구”라고 고인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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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 전날 세상을 떠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돼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가장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며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당신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존 매케인은 명예로운 사람이자 진정한 애국자였다”면서 “미국인들은 그의 영웅적인 군 복무와 미국 상원의원으로서 변함없는 성실성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그는 조국을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자주 당파심을 제쳐뒀고, 옳은 일이라면 틀을 깨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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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이 지난해 12월 1일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을 떠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상원 부속 빌딩 ‘매케인 빌딩’으로 개명 제안

클린턴 전 장관은 2004년 에스토니아 한 레스토랑에서 매케인 의원과 보드카 마시기 내기를 하기도 했다. 이 일화는 정파는 달라도 인간적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그의 정치관을 보여주는 예다.

그의 죽음을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깊이 애도하는 이유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그는 진실을 말하는 자였다”며 “그것이 너무나 드문 것이 돼버린 시대에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고인의 삶을 기렸다.

그러면서 미 의회 상원 부속건물인 리처드 러셀 빌딩을 매케인 빌딩으로 개명하자고 제안했다. 리처드 러셀 빌딩은 민주당 소속으로 1933~1971년 상원의원을 지낸 리처드 B. 러셀 전 상원의원을 기념해 명명됐으며 원형홀에 그의 동상도 서 있다.

제프 플레이크 공화당 상원의원은 “그가 없는 정치는 상상할 수 없다. 그리울 것”이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008년 대선 때 매케인 의원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그는 ‘매버릭’(Maverick·이단아)이자 투사였다”며 “희생과 고난을 통해 자신보다 더 큰 무엇인가에 기여하도록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회고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국가통합과 공직에 대한 냉소로 가득 찬 시대에 존 매케인의 삶은 눈부신 귀감으로 빛났다”면서 “그는 우리에게 끝없는 애국심과 자기희생은 진부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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