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절차적 정당성 무시… 주총 무효” 강력 반발
남아있는 과제 ‘기업결합 심사’ 中·日·EU 설득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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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조선해양의 탄생… 매머드급 조선사 첫 걸음
31일 현대중공업은 울산대학교 체육관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분할계획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등 총 2개의 안건을 통과 시켰다. 참석 주식수의 94.4%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이에따라 회사는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의 두개 회사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하고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의 조선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향후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지원 및 투자·미래기술 R&D 등을 수행하는 기술중심 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해양플랜트·엔진기계 등 각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도 두 회사 합병을 응원하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을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로 재편, 중국의 저가 수주 등에 맞선다는 구상이다. 양 사의 분할 등기일은 내달 3일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권오갑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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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대중공업은 노조를 따돌리기 위해 ‘성동격서’식 전략을 폈다. 아침까지만 해도 기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돌파 하려는 행보를 보였지만, 이내 울산대 체육관으로 장소를 급변경한 것이다.
노조측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총장이 바뀐 걸 알게 되자 노조는 뒤늦게 오토바이를 타고 울산대 체육관으로 집결했지만 결국 회의 진행을 막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측이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했기 때문에 이번 주주총회 의결 내용은 모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물적분할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며 생존권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판단, 27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주총 예정지인 한마음회관 주변에 수백대 오토바이로 바리케이드를 쌓아 이날까지 5일간 점거하며 필사적으로 회의를 저지하고자 준비해 왔다. 민주노총은 회관 앞에 ‘영남권 노동자 대회’를 열었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자동차 노조가 합세하며 집결한 민노총 노조원만 4000여명을 넘어섰다. 대규모 충돌에 대비한 경찰 병력은 총 64개 중대 4200명이 소집됐다. 총 9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대치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고 근로조건과 복리후생 등 모든 제도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성명을 통해 “양사 결합은 조선산업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 자구책”이라며 “기업결합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현대중공업 노조에 당부했다.
◇ 넘어야 할 큰 산 ‘기업결합 심사’… 中·日·EU 설득 과제
다만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을 뿐 가야 할 길이 짧지는 않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달 둘째 주까지 대우조선에 대한 현장실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국내외 경쟁당국의 결합심사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데 각국의 견제 가능성이 우려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실사를 마친 후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10여개국에 기업 결합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 심사 과정에서 한 국가만 반대해도 인수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결합 해외신고서 제출대상인 경쟁당국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왔다. 회사는 국내외 결합심사를 마치면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인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분할 과정에서 갈등이 골이 깊어진 노조 달래기도 과제다. 주총이 시작되기까지 긴장 속 노사 대치가 이어졌고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된 이후에도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주총장 변경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사측은 단체협약을 승계하고,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지만 노사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