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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기업들은 고래 싸움에 또 새우등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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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19. 07.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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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분쟁에 기업들 우려 '동분서주'
정부의 "걱정마시라" 당부 필요한 때
일본 피해 기업
8일 오전 서울기업지원센터에서 한 직원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서울기업 피해 접수 및 상담 창구 운영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연합
일본이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현지신문을 통해 처음 보도된 지난달 30일, 국내 기업들은 한결같이 “외교 문제인데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일단 지켜보고 있으며 최대한 문제없도록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었습니다. 이처럼 곤혹스러운 문제가 터져나올 때면 “회사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하는 관계자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부담스럽다는 뜻입니다. 정작 당사자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피해자’들인데도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7일 늦은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으로 출국했습니다. 반도체 재료 수급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얻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입니다. 이는 사실 외교 분쟁에 기업이 동분서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기업을 겨냥해 정부를 곤란하게 하겠다는 일본의 노림수가 졸렬하게 느껴지는 점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본 기업들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일본 대표 전자제품 기업 소니는 오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각 언론사에 알렸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8일 신제품은 예정대로 출시하지만 내부 사정 상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말 새 기자간담회 여부를 번복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관계자는 “내부 사정”이라고만 밝혔지만 최근의 정세에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대외행사는 부담스러웠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대대적인 신제품 홍보 기회를 날린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기업 총수들과 만나 상황 점검을 하겠다는 조치에 대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습니다.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피해 기업들을 모은 만큼 현실적인 이야기가 오가지 않는다면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은 유독 기업과 정부의 관계에서 많이 적용됩니다. 10일 청와대 만남이 ‘우리 국민들을 포함한 기업들은 안심하라. 적절하게 대처하겠다’고 기업 관계자들이 아닌 정부가 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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