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개발에 필요한 R&D 투자
세계 공공재 백신의 적정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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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몇 주 동안 수많은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코로나19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보단 노인에게, 여성보단 남성에게 치명적이고, 사회경제적으로는 빈곤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또 코로나19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지적하는 이유는 각국이 이 바이러스를 처음 인지한 이후 자국 내 확산 방지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각국의 지도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이 전염성이 크고 이미 널리 퍼진 바이러스는 어느 한 곳에 있기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직 코로나19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은 이러한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할 것이다. 또한 더 많은 지원 없이는 전례 없는 수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올 것이다.
선진국들이 앞으로 몇 달 간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지속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침투할 수 있다. 세계 어느 한 곳이 다른 지역을 다시 감염시키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전 세계적 공동대응을 통해 이 바이러스와 싸워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은 코로나19 확산 양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세계의 주요국들, 특히 G20(주요 20개국) 구성국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세 가지의 과제가 있다.
첫째,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마스크, 장갑, 진단 키트와 같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구들은 인류의 노력으로 인해 결국은 모두를 위해 충분한 양이 구비될 것이다. 하지만 자원이 한정적인 현재 상황에서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우리는 공중보건의 관점과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자원을 배치해야 한다. 에볼라와 HIV(에이즈 바이러스) 퇴치의 최일선에서 싸워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 자원 배치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선진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지도자들은 WHO(세계보건기구) 등과 협력해 가이드라인을 문서화하고 모든 참가국이 이 가이드라인에 공식 동의해야 한다.
이러한 각국의 동의는 코로나19 백신이 마련되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팬데믹 상황을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각국의 지도자들이 할 일은 백신 개발에 필요한 R&D(연구개발) 기금에 투자하는 것이다. 3년 전 저희 빌&멀린다 재단과 웰컴트러스트재단은 여러 국가와 협력해 감염병혁신연합(CEPI)을 출범시켰다. CEPI는 벌써 최소 8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고 연구자들은 18개월 안에 최소한 하나는 준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투자 기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국가가 지난 2주간 CEPI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CEPI는 최소 20억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혁신은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이 금액은 예측에 불과하지만, G20 국가 지도자들의 의미 있는 공여 약속이 필요한 때이다.
G20 지도자들이 고려해야 할 세 번째 과제는 CEPI 기금은 백신 개발만을 위한 것이며 생산과 배송물류비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금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는 가격이다. 만약 민간 부분이 나서서 백신을 생산하기로 한다면 그들은 경제적인 손실을 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동시에 어떠한 코로나19 백신이든 세계적인 공공재로 다뤄져야 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
인류는 단순히 공통 가치와 사회적 유대감으로만 이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생물학적으로도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아주 미세한 세균이 한 사람의 건강을 해치면 이는 인류 모두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 미증유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 세계 인류는 운명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대응 또한 그에 맞춰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