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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어닝 쇼크’ 현실화…김준 사장 ‘탈(脫)정유화’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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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0. 05.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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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에만 1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손실이 발생한 데다 코로나19발 석유제품 수요부진으로 인해 석유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가 난 영향이다. 외부 변수로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국내 정유업계가 모두 타격을 입고 있다. 앞서 에쓰오일(S-Oil)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1조73억원, 56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3사의 적자 규모만 이미 3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GS칼텍스의 적자 규모가 7000억원 수준이어서 정유 4사의 ‘적자 4조원’이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항후 실적 전망도 녹록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도 코로나19발 수요부진이 지속되면서 정제마진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사업부문에서도 연간 매출 목표를 기존 2조원 규모에서 10%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OEM 물량 조정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위기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SK에너지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만큼 정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탈(脫)정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태원 SK회장이 신임하는 핵심 브레인 중 한 명으로 과감한 투자 등 추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김 사장의 역할도 막중하다. 이번 어닝 쇼크에서 볼 수 있듯이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인 정유업은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판단에서 배터리, 소재 등 신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적자는 1조77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6% 감소한 11조1630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14년 4분기 4200억원 적자 이후 처음이다. 이때도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부진은 외부 변수 영향이 가장 크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 규모가 9418억원에 달하고,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으로 석유사업에서만 1조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720억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더해져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을 기록했다. 1962년 회사가 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경영 환경인 셈이다.

화학사업에서는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8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윤활유사업과 석유개발사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289억원, 453억원이다. 배터리사업은 104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 호조에 힘입어 2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문제는 2분기에도 상황이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유부문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줄어든 석유제품의 수요가 쉽게 반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수요가 없는 탓에 재고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제공장의 가동률을 낮추는 등 추가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성장동력인 배터리 부문은 적자폭을 줄였지만 코로나19 여파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진 만큼 해외 공장에서의 물량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연간 매출 목표를 낮춰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비용절감에 나서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실적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투자와 운영비용 감축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가 흐름에 따라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정유업계 특성을 줄이고 2차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2차 전지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전년 수준인 4조원 규모의 연간 CAPEX(설비투자)를 예상한다”며 “이 중 60%를 배터리와 LiBS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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