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합의 파기·도발 예의 주시
대북전략 종합적 진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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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고존엄 문제에서만은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며 남북 간 모든 연락통신선의 차단을 선언하고 향후 대남업무를 ‘대적사업’으로 규정했다. 사실상 우리 정부를 적으로 규정하고 적대 행위를 펼칠 것임을 예고했다.
먼저 북한이 대북전단에 대해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최고지도자 비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체제 특성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부 단속이 필요한 시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존엄’을 비난하는 전단이 날아오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4년 10월에도 탈북자단체가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실제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대북전단이 적잖이 살포됐는데도 이번에 유난히 큰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선 남측 정부에 쌓인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입장에선 지난 2년 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남북, 북·미 관계에 파격적인 정상 외교를 했지만 북·미 관계는 교착되고 남북관계에서는 사실상 별로 얻은 게 없다”고 평가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는 증폭되고 2년 간 정상외교 결과가 없다는 누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북전단 금지법으로 풀릴 문제 아니다”…“김정은 나서지 않아, 번복 여지”
따라서 대북 전단의 추가 살포 여부가 북한의 대응 수위를 결정하기는 하겠지만 남북관계 전체를 보면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미·남북 관계가 모두 막혀 있는 상황인 만큼 북한의 행보가 단순히 우리를 압박해 유화적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단순히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든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다. 좀 더 넓고 깊게 대북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를 발표한 뒤 직접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지시한 점을 고려하면 대북전단에 대한 조치가 없는 한 긴장 고조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군사합의 파기를 언급한 만큼 북한이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5일 북한 통일전선부가 “(대북전단 제재)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일 것”이라고 말한 점을 볼 때 지난달 최전방 감시초소(GP) 총격처럼 우리 군이 대응하기 힘든 방법으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며 “지금은 대남 압박을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김 위원장이 나서 모든 걸 번복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남측에서 아무런 파격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이 상태로는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며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경고했다. 지난 5일에는 통일전선부가 “연락사무소부터 철폐할 것”이라고 말한 뒤 지난 8일 오전 남측이 시도한 연락사무소 통화를 받지 않았다. 9일에는 낮 12시부터는 모든 남북 간 연락통신선을 차단·폐기한다고 밝히고 모든 채널의 연락을 단절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