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개봉된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 세진(노정의)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김혜수),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이정은)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영화다.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내가 죽던 날’은 개봉 첫 주 누적 관객수 12만8467명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안착했다.
김혜수가 맡은 형사 현수는 자신이 믿어왔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순간, 세진의 의문의 자살 사건을 맡으면서 자신과 닮은 소녀에게 몰입하며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는 인물이다.
“캐릭터적인 장치를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한 그녀는 “영화에서 캐릭터가 보여줘야 하는 것들을 걷어내는게 제일 중요했다. ‘형사가 아닌 현수가 보이게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고, 현수가 나와 같지는 않지만 나처럼 느껴졌다. 관객들이 현수가 나라는 감정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영화가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투자가 어렵던 그때, 작품의 진가를 알아본 김혜수가 발 벗고 나선 덕분에 빛을 볼 수 있었다.
김혜수는 “‘배우뿐만 아니라 연출자·배우들 모두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도 여성이 많고, 결과적으로 희망을 이야기 하나 과정이 어둡고 아프다. 최근 마블 시리즈 같은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이 많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판단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용기가 필요한 작품이었다. ‘이런 영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진짜 잘해야 한다’가 아니라 ‘제대로 해야한다’라는 막연한 믿은 같은게 있었다. 제대로 해내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
그녀는 “꿈에서 내가 죽었는데, 죽은 지 좀 오래된 것 같아 ‘누가 좀 치워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을 매번 하면서 자다 깨다 했다. 심리적으로 죽은 상태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시나리오에 현수가 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가 있어 제안했다. 그 장면을 촬영을 할 때 함께 있어 준 김선영(민정 역)이 정말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정은과 노정의에 대해 “특별한 인연”이라며 “영화의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작품에 끌렸고, 만나지 않은 사람과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서 좋은 배우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이 일을 선택한 연기자로서 큰 힘이 되고 설레는 일이다. 두 사람은 그 이상이었다. 개봉 후의 모습보다 ‘이 사람들을 만나려고 이 작품을 하게 됐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어느덧 데뷔 34년 차가 됐다. 그동안 국내 여배우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우뚝 섰고, 여러 후배들의 롤모델로 많은 존경을 받는 위치까지 왔다.
김혜수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런 것보단 내가 어떤 배우인지가 중요하다. 숫자가 많을수록 최고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나이를 먹을 텐데 그런 게 아니지 않나(웃음). 시대의 아이콘은 불특정 다수의 사랑과 힘들 때마다 나타난 수많은 귀인들이 주는 힘과 영향으로 가능했던 일이다. 운이 좋았고 행운이 끊임없이 와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












